강남·강북 각각 15억원, 10억원…최근 2년 새 급등
서울서 중간 소득으로 내집마련 20년 1개월 걸려
대선후보들 "공급 늘려 집값 안정화하겠다" 공약
전문가 "공급량 늘리는 것 근본적 대책 아니야"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요원해지고 있다.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 집을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20년 이상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폭등 때문이다. 오는 9일 선거를 앞둔 대선 후보들은 집값 안정화 공약을 앞다퉈 내놨지만 공급이 현실화되기까지 수 년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12억원 돌파
3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지역(한강 이북 14개구)과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개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처음으로 각각 10억487만원과 15억원1210만원을 돌파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6891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최초로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을 넘어섰다. 강남지역 평균 아파트값은 2019년 8월 처음으로 1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달엔 15억원 선까지 돌파했다. 불과 2년 5개월 만에 5억원 이상 오른 것.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강북지역 평균 아파트값도 2020년 1월 6억5592만원이었지만 같은해 11월 8억360만원, 지난해 6월 9억원으로 올랐다. 지난달엔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 섰다. 최근 2년 새 3억5000만원가량 급등한 셈이다.
◆내집마련에 20년 1개월 소요
서울의 내 집 마련 소요 시간도 크게 늘었다. 2021년 12월 서울의 '연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소득과 주택가격이 정체에서 중간 수준인 3분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1로 나타났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서울에서 중산층이 20년 1개월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지역 내 중간 가격 수준의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의 12월 PIR값은 KB부동산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PIR값은 2009~2019년까지 8~11 범위 내에서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크게 뛰면서 2020년 8월 15.1로 처음으로 15년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해 6월 18.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6개월 만인 12월 기록이 갈아 치웠다. 현 정부 들어서 5년여만에 내 집 마련 소요 기간이 9.2년이나 늘어났다.
◆대선 후보들 "공급 늘려 집값 안정화"
대선 후보들은 여야 모두 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택 물량을 대규모로 공급해 공급 부족으로 치솟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집값 상승이 눈에 띄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약속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전국에 모두 31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2%(258만가구)를 수도권에 공급할 계획이다. 윤석열 후보도 수도권에 130만가구의 대규모 주택 물량을 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연합 정책국장은 "박근혜정부 때보다 문재인정부 때가 주택 공급량이 더 많은데 외려 집값은 현 정부 들어서 폭등했다"며 "집값이 오른 이유가 단순히 공급 부족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반대로 공급량 확대가 집값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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