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A. 샌더슨 지음/최은아 옮김/한국경제신문사
역류성 식도염과 위궤양, 이명으로 오랜 시간 고생해온 친구가 하나 있었다. 최근에 우연찮은 기회에 길에서 만났는데 안색이 좋지 않아 보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더니 "가봐도 소용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의사들이 병은 못 고치고 맨날 똑같은 말만 한다. '스트레스가 원인이니 일을 좀 줄이고 마음에 여유를 가지라'고. 난들 스트레스 받고 싶어서 받나. 환자한테 이런 하나 마나 한 처방을 내릴 거면 개나 소나 의사해도 되겠다"고 했다. 친구의 별명은 '걱정인형'이다. 과테말라의 인디언들이 아이들에게 만들어 주는 '고민을 덜어주는 인형'이라는 뜻에서가 아니라 '걱정을 사서 하는 인간형'을 줄여 이르는 별칭이다. 요즘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씨가 돼 3차 세계대전이 터지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생각이 바뀌는 순간'의 저자도 친구와 마찬가지로 온갖 걱정을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책을 집필한 매사추세츠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캐서린 샌더슨은 '길이 막혀 비행기를 놓치면 어떡하지?', '배가 심각하게 아픈데 혹시 큰 병에 걸린 건 아닐까?', '아들이 이런 성적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 등 부정적인 결말을 상상하며 머릿속을 여러 가지 걱정들로 채워왔다고.
심리학의 다양한 주제를 강의하고 분석해온 저자는 '긍정 심리학'이라는 분야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견하게 된다. '수술 후 전망 좋은 병실에 머문 환자의 회복 속도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빠르다',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나이 듦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이들보다 평균 7.5년 오래 산다', '값비싼 유명 상표의 약은 성분이 같은 일반 약보다 통증 완화에 더 효과적이다'···. 연구 결과에서 캐서린 샌더슨은 공통점을 한 가지 찾아낸다. 일상의 행복이나 건강 상태, 심지어 수명이 외부 환경이 아닌 개인의 사고방식, 즉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불편함, 곤란한 상황, 크고 작은 장애물도 우리 삶의 일부다. 이런 문제들로 인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나쁜 일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은 통제 가능하다. 앞뒤가 꽉 막힌 막다른 골목에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출구를 찾아낼지 말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320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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