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부터 연일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력난 심화 문제 등의 악재도 직면했다. 지금 당장 인력난은 없지만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공정에 돌입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만난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일감은 늘어나는데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올 하반기부터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상반기 채용해 교육을 진행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량 확대를 위해서는 숙련공이 필요하지만 7~8년전 상처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9만2809명으로 2015년 20만2000여명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조선업계가 제2의 호황기를 맞았지만 7~8년전 극심한 불황과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떠난 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 생산 인력은 협력사 표함해 약 9400여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조선업계는 인력 충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직 노동자 채용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채용 공고를 내고 제관, 배관, 기계, 전기 등 4개 직종 기술직을 모집했다.
정부 또한 올해 조선 인력 8000명을 양성하고 신규 인력 유입을 확대한다는 'K-조선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신규 채용인력 인센티브를 신설하고 퇴직인력 채용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기업은 조선업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정부는 인력 수급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수주 물량 급증으로 지난 2017년 수주 악화로 가동을 중단했던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계획을 발표했다. 군산조선소는 2023년 1월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다.
조선업계의 이같은 노력에도 인력 충원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통 제조업이라는 편견이 깔려있는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또 건설 업종으로 옮긴 숙련공의 경우 노동 강도가 낮고 임금이 높아 조선소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건설현장에서 일당 20만원을 받는 노동자가 조선소에서 일을 하면 14만~16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조선업계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
제 2의 호황기를 맞은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이 믿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채용 완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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