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촛불혁명'의 기세를 업은 문재인 후보가 41.08%라는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며 취임 일성으로 통합과 소통과 신뢰를 약속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지난 5년간 행보를 보면 아쉬움이 많다. 과연 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은 통합과 소통과 신뢰를 쌓았는가. 오히려 '조국 사태' 등으로 나라는 그 이전보다 극명하게 둘로 갈라졌다. 이번 20대 대통령선거 양상이 이를 방증해준다. 통합과 소통과 신뢰보다는 젠더갈등, 세대갈등에 '끼리끼리', '우리편 아니면 적'이란 경향이 더 심해졌다.
먹고사는 문제, 경제는 어땠나. 당시 저성장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투자와 성장은 부진해졌고, 청년실업에 저출산 고령화가 국가 존위를 위협할 커다란 위기 요인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이 역시 그 동안 정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평가하면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여전히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찾지 못해 발을 구르는 인력 미스매칭이 심각하다. 정부가 돈을 풀어 취업률을 올리긴 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중장년층 중심의 돈으로 만들어낸 일자리는 결코 '건강한 지표'라 할 수 없다.
그러면서 생계는 더 팍팍해져만 갔다. 지난 5년간 부동산 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 이제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그야말로 꿈으로만 남게 됐을 정도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지키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소통과 신뢰가 없는 정책 추진으로 오히려 재계와 노동계의 불신과 불만만 키웠다.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2년 전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들이 여기저기에서 끊어져 나갔다. 소상공인들의 아우성 소리는 하늘을 찌르고 있고, 사회적 약자계층의 삶은 피폐해지고만 있다.
정치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국회의원의 58.31%인 172석을 갖고 있지만 '국민이 우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자만심이 통합과 소통을 가로막았다. 지난 5년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통합과 소통보다는 분열과 파열이 심해졌으며 정치의 양극화, 경제의 양극화, 사회의 극단화가 갈수록 심화됐다. 이번 선거가 오죽했으면 '미워도 다시한번'대 '내로남불 5년'의 대결이라고 평가받고 있을까.
치열한 경선을 뚫고 대선 후보에 올라 이번 선거에서 마침내 패권을 차지한 차기 대통령은 지난 5년을 세심하게 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취임 일성으로 으레 내뱉는 레토릭이 아니라 진심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 어느 한쪽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신임 대통령의 가장 큰 숙제 가운데 하나도 역시 통합과 화합이다. 이를 위한 소통과 신뢰가 기반이 돼야 한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내내 외쳤던 통합정부를 위해 반대 진영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야 한다. 이제 앞으로 5년은 제발 서로가 서로를 반목하지 않고 상대방의 '다름'을 '틀림'으로 생각하지 않는 나라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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