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300곳 조사…中企 10곳중 7곳 '준비 없다' 답변
공급망 변화 '부정 효과 커'…원자재 수급 '애로 1순위'
산업硏 "공급망 이슈 개별 기업 대응 역량·범위 벗어나"
정부 개입 원칙 설정, 민관 합동 대응 정책 설계등 필요
글로벌 공급망 급변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들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변화를 체감하고 있지만 10곳 중 7곳은 준비 계획이 없는 등 대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 대부분이 공급망 변화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원자재 수급 문제'를 꼽았다.
'공급망(Supply Chain)'이란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부터 완제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재화, 서비스·정보의 흐름이 이뤄지는 연결망을 의미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중소·벤처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 대응 동향'을 조사해 21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43%, '체감하지 못한다'는 47.7%로 각각 나타났다. 9%는 공급망 변화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글로벌 공급망 변화의 대응에 대해 '준비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69%로 가장 많았다. '준비돼있다'는 고작 1.7%에 그쳤고, 나머지는 '준비 중에 있다'(16.3%)거나 '준비할 계획이다'(13%)였다.
예상하는 공급망 변화 효과는 '긍정'보다 '부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응답기업의 79.6%가 '매우 부정적' 또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긍정적(매우 긍정적 포함)' 답변은 7%밖에 되질 않았다. 나머지 13.4%는 '영향이 없다'였다.
가장 영향을 받고 있는 단계는 '원자재 수급'(53.3%), '중간재 조달'(27%), '최종 납품'(10.9%), '생산'(8.8%) 순이었다.
공급망 변화로 가장 큰 어려움을 예상하는 분야도 '원자재 수급 애로'였다. 절반이 이를 지목했다. 이외 '물류·운송 차질로 수출입 지연 및 중단'(19.8%)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단기간에 일단락되거나 시장 기능에 의해 자연스럽게 해결될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펴낸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대외 여건 변화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최근 팬데믹과 대규모 자연재해 등에 따라 공급망 교란 범위가 글로벌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요국의 공급망 전략 자산화에 따른 '의도된 단절'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이제 특정 산업·품목의 공급망 문제는 개별 기업의 대응 역량과 범위를 벗어나는 이슈가 됐다"고 덧붙였다.
국가적으로 반드시 확보해야하는 필수재화나 전략 물자에 대한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산업경쟁력 유지, 사회 안정, 외교·안보상의 지렛대 확보와 직결되면서 공급망 충격 대응 체계 및 회복력 확보가 기업을 넘어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이 불확실해지고 있는 이유로 하나는 '탄소중립'을, 또다른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을 각각 꼽았다.
산업연구원 이준 선임연구위원은 "이 두가지 요인에 더해 각국의 경쟁적인 공급망 전략 자산화 흐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공급망 충격, 구조 변화는 통상적인 시장 기능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기 때문에 '경제안보'적 시각에서 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연구원측은 ▲기업이 시장 기능을 통해 해소할 수 없는 수준의 공급망 교란에 대해 정부가 빨리 시장에 개입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원칙 설정 ▲대응 체계 설계부터 민·관합동 거버넌스를 염두해 두고 역할을 설정해 대응 실효성·속보성 제고 ▲지난 3년간의 공급망 충격과 극복 경험을 토대로 단기적 해결책과 중장기 과제를 우선 순위에 따라 구분후 단계적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중소기업 지원 기관인 중진공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정책 지원 방안으로 ▲정책자금(원부자재 구입, 재고 확보) ▲공급망 다변화(수입 의존도 높은 품목 대상 국가별 대체 조달처 DB 구축 등) ▲공급망 대응 역량 강화(자립화 핵심기술 분야 인력 지원, 디지털화 지원 등) ▲공급망 대응 기반 구축(국내 생산기반 마련, 지역·업종 맞춤형 공급망 진출 지원) 등을 제시했다.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대금결제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부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중진공은 전국 현장 조직의 강점을 활용해 기업 현장 애로사항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중소기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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