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학생 출신 A일병, 여권소지하다 우크라이나행
일본의 사례, 낭만적 용병에 대한 환타지는 무섭다
군 과거 해외탈영 사례 떠올려야... 예방책 필요
휴가 중이던 해병대 A일병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입대하려 출국했다가, 우크라이나 접경의 폴란드 국경검문소에서 저지 당해 농성 중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행동이 군복무 중 해외탈영이란 점, 여권법을 위반했다는 점에서 재발방지와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해병 일병, 해외탈영해 폴란드서 농성 중
24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A일병은 폴란드 국경검문소를 나오지 않고 있어 신병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날 A일병의 해외 탈영을 단독보도한 노컷뉴스는 "해병대 1사단 소속 병사 A씨는 최근 휴가 중 폴란드에 입국, 바르샤바에서 버스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로 향한 뒤, 한 마을에서 국경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A 일병은 노컷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간인들이 계속 죽어가는 상황에, 군인으로서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장면을 직접 보니 무섭기도 하지만, 이제 되돌릴 수 없다.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처벌은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살기도 막막하고, 미래도 잘 보이지 않고 부대에 부조리는 부조리대로 있어서 너무나 힘들었다"며 "우크라이나군에서 자원입대자를 데리러 오는데 이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입대 관련 서류를 쓰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메트로경제신문 취재 결과 A일병은 해외 유학생 신분으로 입대해, 여권을 휴대하고 있었고, 가정형편이 불우하지 않았다. 때문에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불리는 용병에 대한 낭만적 환타지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日의 사례... 용병에 대한 낭만적 환상 위험
지난달 27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의용군 입대요청을 하자, 일본에서는 70명 이상이 지원에 나섰다. 일본은 한국보다 용병의 역사가 긴 편으로, 용병출신 저명인사가 많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분쟁지역 전문기자와 전술교관으로 활동했던 태드 아라이(본명 아라이쿠니스케·1931년생) ▲게이오대학 법학부 1학년 재학 중 카탕카 내전에 뛰어든 군사평론가 츠게하시요시(1942년생) ▲육상자위대 제1공정여단과 프랑스외인부대를 거쳐 민간군사기업(PMC)에서 활동하다 2005년 이슬람무장단체에 피랍·사살된 사이토아키히코(1961년생) ▲아프카니스탄 무자헤딘 용병과 카렌반군으로 활동한 항공자위대 비행간부후보생 출신의 군사져널리스트 다카베 마사기(1964년생) 등이 있다. 이들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의 고용이 아닌 이상 용병의 급여는 낮고, 전쟁포로 교환 과정 중에 열악한 처우를 받는다고 증언한바 있다.
이러한 용병의 이야기는 신타니 카오루와 같은 유명 만화작가의 작품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타니가 1979년부터 1986년까지 연재한 '에어리어88'이라는 만화의 주인공 카자마 신은 용병으로 전투기를 조종하는 파일럿으로 매일 사선을 넘다가, 평화로운 일본에 염증을 느껴 외인부대에 입대한 일본인 탈주병을 만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절대 용병에 대한 낭만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전하고 있다.
◆軍, 과거 해외탈영 사례 떠올려야...
한국의 경우, 해군 UDT 출신의 이근 예비역 대위가 비슷한 이력을 가지고 있고,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입대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이근 예비역 대위처럼 높은 군사경력을 가진 인물들은 현지부대의 교육 등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겠지만, 한국군 일병 계급의 군경력으로는 의용군에 입대하더라도 큰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A일병의 해외탈영을 미리 막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해병대 지휘계통에 대한 문책은 해서 안될 것"이라면서 "2000년대 초반처럼 여권을 군에서 강제로 회수해 보관하거나 기무사령부(현 안보지원사령부) 요원들이 군인의 비행기 탑승을 감시하는 시스템 없이 이를 제지할 방법은 달리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1월부터 2021년8월까지 약 5년 동안 총 3명이 해외탈영을 한 것으로 드러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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