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역사를 혼란의 환타지로 만들지 마라
민주당 기성정치인들, 보훈의 진정성 있었나?
야당으로 돌아가 묵은 먼지털어라...천안함음모론과 결별도
서해수호의 날과 관련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은 사과로 마무리 됐지만, 문제의 근본은 해결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가보훈부 승격을 앞군 국가보훈처의 한심한 관행이 고쳐져야만 한다.
◆숭고한 희생의 역사인가? 혼란의 환타지인가?
25일 서해수호의 날을 맞이해 박 비대위원장은 북한군의 도발에 의해 각각 발생한 2002년 6월 29일의 '제2연평해전'과 2010년 3월26일의 '천안함 피격'을 구분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가 25일 오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원문에는 "오늘은 서해 연평도에서 북한의 기습공격을 당한지 20년째 되는 날"이라며 2002년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의 기습공격에 맞선 쉰다섯의 서해수호 영웅들을 잊지않겠다"고 올렸다. '대한민국 전사(戰史)'에 없는 새로운 환타지를 쓴 셈이다.
2002년 6월 29일에 있었던 제2연평해전은 북한의 잠수정이 아니라 경비정의 선제 기습포격으로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고(故) 윤영하 소령, 고(故) 한상국 상사, 고(故) 조천형 상사, 고(故) 황도현 중사, 고(故) 서후원 중사, 고(故) 박동혁 병장이 전사했다.
북한 잠수정에 피격된 천안함 폭침 사건은 2010년 3월 26일이다. 46명이 전사했고, 구조에 나섰던 한주호 준위가 임무 중 순직했다. 그리고 같은해 11월 23일 북한군의 포격으로 고(故) 서정우 하사, 고(故) 문광욱 일병이 전사했다. 이것이 역사의 사실이며 진실이다. 3건의 서해수호 전투에서 전사자는 54명 순직자는 1명이다. 전투중 사망한 전사와 임무중 사망한 순직은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는 의미에서는 같을지 모르나 엄격히 다른 용어다.
박 비대위원장은 논란이 일자 해당글을 삭제하고 빠르게 사과의 글을 올렸다. 많이 배워야하는 청년정치인으로써 아쉽지만, 바른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더불어민주당의 기성세대에게 우리는 돌을 던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나름 국방에 밝다는 4선의 안규백 의원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성세대와 정부가 문제의 원흉
18대에서 21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무려 3번이나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약 안 의원이 지난해 3월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공지]3.26. 서해수호의날을 맞아 참전장병의 무훈을 기립니다'라는 제목의 글 말미에는 박 비대위원장이 쓴 내용과 똑같은 문구가 나온다. '실종 장병 구조작업 중 전사한 고(故) 한주호 준위'라는 문구는 앞서 말했듯 잘 못된 표현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영웅들의 업적을 정확히 후대에 전달할 수 없기때문이다. 같은해 국가보훈처가 블로그에 올린 글에도 한 준위는 전사로 표기됐다가 기자의 지적으로 지난26일 순직으로 수정됐다.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황기철 제독이 국가보훈처장인데 실수는 곳곳에 숨어있었다. 올해 보도자료에도 국가보훈처는 한 준위를 전사로 표기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23일 기자는 서정우 하사의 군번이 국가보훈처와 전쟁기념관에 각기 다른 점도 지적한바 있다. 바른 역사와 표기가 이뤄지지 않는 한국의 현실이 매우 씁쓸하다.
국방부는 다를까. 2018년 6월 29일 국방부는 제2차 연평해전 전사자를 순직자로 표기해 웹상에 개시했다. 이를 지적한 기사가 올라오자 국방부는 일방적인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로 초청한 유족들에게 가족을 죽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함께 웃는 사진을 보여줬다. 이것이 아픔을 나누고 기억하는 자세일까.
더불어민주당의 진정성 의혹은 계속됐다. 지난해 서해수호의날 행사에 참석한 김태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유족들 앞에서 조는 실례를 범했다. 게다가 국가보훈처는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참석을 거부했다. 결국, 여론의 뭇매를 맞자 뒤늦게 카톡 초대장을 돌렸지만 말이다.
국가보훈처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올해 행사 참석을 거부했다. 그런데 관련 규정은 있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제4조에는 대통령당선인에 대해 필요한 예우라는 부분이 있다. 정부의전실무편람(2008) 75쪽에는 행사 10~15일 전에 초청장을 발송하는 것이 좋다고 씌여있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물러나는 더불어민주당은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더 큰 약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방송 등에서 천안함 음모론을 비롯한 안보와 보훈관련 막말을 쏟아내는 당내 인사들과 결별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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