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이달 말 임기 만료
"한 차례도 쉬운 금통위 없었다"
이창용 IMF 국장 총재 후보 지명
"8년간 통화정책을 운용하면서 태생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좀 더 적시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어떤 것이 우리 경제에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까 하는 것을 늘 고민했다. 최선의 정책을 결정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최근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소회다. 이 총재는 지난 2014년 4월 제25대 한은 총재로 임명된 뒤 8년 동안 한은을 이끌어왔다.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지명됐다.
2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 총재는 재임 기간 동안 선제적인 금리 조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기준금리를 9차례 인하하고, 5차례 인상한 바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지난 2020년 3월과 5월 기준금리를 각각 연 0.5%포인트(p), 0.25%p 낮추며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 2020년 5월 추가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0.5%로 낮추며 본격적인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후 지난 7월까지 14개월 동안 9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왔다.
하지만 급속도로 돈이 풀리자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한은은 끝내 지난해 8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1년 8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것.
당시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금리인상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미 연준의 양적 긴축 카드가 등장하면서 다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국면을 맞이한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었다는 의견과 당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에 경기 회복세가 움츠러들고 있던 만큼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주장이 대립하면서다. 주요국 중앙은행으로서는 처음인 금리인상에 시장에서도 우려가 컸다.
이후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한은을 따라 금리인상에 나서기 시작하며 이 총재의 선제적 금리 조정이 빛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속속 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이 총재의 과감한 결단에는 그간의 경험이 뒷받침됐다. 이 총재는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후 문재인정부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특별하고도 유일한 케이스다.
그는 취임 보름 만에 세월호 참사를 맞았다. 이어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위기에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어왔다.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는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했고,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인상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이를 두고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이 총재는 박근혜·문재인 정부에 걸친 8년 동안 한은의 중립성과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는 청와대나 정부의 기준금리 관련 발언에는 가차 없는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이 한은보다 권력의 눈치를 더 살피는 순간 통화정책은 신뢰를 잃고, 기능을 상실한다는 판단에서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대립할 때도 이 총재는 단호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개정안이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이자 임무인 지급결제 기능을 침해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가가 개인의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감시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은 '빅브라더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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