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8일 만찬 회동 결정에는 '정치적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주째 이어진 신구(新舊) 권력 갈등을 우려하는 국민 여론과 최근 북한 무력도발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갈등 원인 가운데 하나였던 감사원 감사위원 선임 문제도 해결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대화의 물꼬도 트인 것으로 보인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은 대통령선거 열흘 이내로 첫 만남을 가져왔다. 반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만찬 회동을 하기로 하면서, 대선 이후 19일만에 만나게 됐다. 회동 논의가 지연되면서 갈등 상황도 표출돼 여론도 좋지 않았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에서 지난 22∼24일 조사해 25일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긍정 평가는 44%, 부정 평가는 51%였다. 조사 당시 부정평가 이유로는 '새 정부·당선인에 비협조'(19%)가 1순위였다. 그동안 부동산 정책 관련 부정평가가 많았는데, 한국갤럽 조사만 봤을 때 7개월 만에 1순위가 바뀐 것이다.
이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석열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전했고, 당선인 측으로부터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윤 당선인 응답을 전달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에서 27일 오전에 진행한 브리핑을 종합하면, 회동 논의가 급물살 타게 된 시기는 감사위원 임명 문제에 대한 감사원 입장이 나온 이후였다.
감사원은 지난 25일 오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감사위원 임명 문제에 대해 '현 정부와 새 정부가 협의되는 경우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거 전례에 비추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윤 당선인 측과 '협의 없는' 감사위원 임명 제청을 거부할 경우, 문 대통령은 강제할 수 없는 만큼, 임기 말 인사권 문제 갈등도 매듭지어진 셈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감사원 입장이 나온 날 오후 회동 실무 협상 파트너인 이철희 정무수석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에 '조속한 회동'을 제안했다. 이후 여러 차례 걸쳐 연락하며 장소와 일정을 조율해 왔고, 전날(26일) 오후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해당 사안과 관련 "명확하게 답변드리기가 어렵다"고 했지만, 감사위원 임명 문제가 해소돼 회동 논의도 급물살 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북한 무력도발로 인한 안보 위기도 고조된 상황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만남이 성사된 계기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주재할 당시 윤 당선인 측과 긴밀히 협력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후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관련 내용도 브리핑하라고 지시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27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진행한 브리핑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민이 직면한 어려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내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 안보에 있어 국민들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상황에서 직접 국민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회동 배경에 안보 문제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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