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방역 규제 완화와 경쟁 격화에
각 기업별 취약점 보완 위한 정관 수정 이어져
자본시장법 시행 전 여성 사외이사 영입도
유통가의 주주총회가 31일로 마무리됐다. 올해 주총에서는 각 기업의 신사업 청사진과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둔 각 기업의 절실함이 보였다. 각 기업 주총에서 나온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롯데쇼핑
롯데쇼핑의 주총에서 눈여겨 볼 지점은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한 ▲일반음식점 ▲주류소매업과 사업부 개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전년 대비 37.7% 감소한 2156억원의 영업이익과 286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이 이번 주총에 일반음식점과 주류소매업을 추가한 배경에는 12월 개점한서울 제타플렉스 내 와인전문숍 '보틀벙커'의 인기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틀벙커를 시작으로 롯데쇼핑이 주류 전문숍 사업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 중이다.
수렁에 빠진 e커머스를 위한 사업부 개편도 주목할 만하다. 롯데쇼핑은 이번 사업부 개편 백화점·마트·롭스를 e커머스 사업부로 통합 이관했다. 각각 온라인 사업 주체를 e커머스 사업부로 옮김으로써 롯데온에서 각 사업부의 충돌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신세계
신세계는 이번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사업목적 수정(부가통신사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중개업, 광고업, 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 안건 등을 가결했다.
정호 신세계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출석해 인사말에서 "코로나로 가속화된 디지털화에 발맞추어 온오프라인 통합형 백화점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신세계가 적극적으로 도입 중인 NFT(대체불가능토큰), 메타버스, 라이브 커머스 등 IT 신기술 투자를 통한 신사업을 오프라인 채널인 백화점과 결합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흐리겠다는 결심이다.
지난해부터 신세계는 미술품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백화점 점포 내 미술품 전시 및 판매를 이어가는 한편, 지난해 미술품 경매 기업 서울옥션에 280억원을 투자해 4.82%의 지분을 확보했고 모바일 경매, NFT 발행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이마트
이마트는 올해 중 있을 SSG닷컴 상장과 관련한 세간의 눈초리를 불식시키는 데에 집중했다.
SSG닷컴 상장은 계속 쪼개기 상장 의혹을 받았다. 지난해 이마트의 총매출액은 16조4514억원인 데 같은 기간 SSG닷컴의 총거래액은 5조7174억원에 달했다. 주주들은 SSG닷컴의 상장이 이마트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동요했고 전문가 그룹에서는 앞서 있었던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가 반복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도 있지만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엄정한 단속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어 신중한 상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마트 측은 주총에서 "타 그룹사의 물적 분할 이후 상장 사례와는 상당히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SSG닷컴의 상장이 이마트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제한적이거나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은 SSG닷컴이 신세계 그룹사의 공식 쇼핑몰로 기능하며 현재 새벽배송 등 많은 주문을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이 처리하는 데서 기인한다.
◆현대백화점
경쟁사가 e커머스에 투자를 집중하는 동안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확보를 힘썼다. 현대백화점은 주총을 통해 최근 7749억원에 인수한 매트리스 제조기업 '지누스' 인수를 설명했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오프라인 플랫폼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주력하기 위해 신규 점포 투자 및 주력 점포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 왔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지누스의 인수는 인테리어·리빙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상정하고 역량 강화를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지누스는 이른바 '아마존 매트리스'로 불리며 북미권에서는 30%의 점유율을 확보 중이다. 글로벌·온라인 사업에 강한 지누스를 통해 내수와 오프라인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슈퍼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전국 지역의 85%를 30분내 커버하는 콜드 체인을 구축했다"며 "편의점, GS프레시몰, 홈쇼핑 등 택배망을 통합 재편해 '근거리 초신선 물류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구축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고 3월 배달대행사 '비욘드아이앤씨' 전환사채를 45억원에 인수했다. 비욘드아이앤씨는 플랫폼과 입점상인 간 주문 중개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배달라이더를 공급한다.
주주총회에서도 관련한 전략 과제 발표가 있었다. 5가지 전략 과제로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데이터 플랫폼 구축 ▲데이터 중심 상품개발 ▲쇼핑 채널 간 경계 없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통합 물류 및 IT 인프라 고도화 ▲미래 먹거리 투자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여성 사외이사 영입전도…자본시장법 온다
이번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 영입 안건 상정과 가결도 있었다. ▲롯데쇼핑 심수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신세계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현대백화점 권영옥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등이다.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은 처음이다.
여성 사외이사 영입은 오는 8월 시행하는 새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영향이다.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의 이사회를 단일 성별로 구성할 수 없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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