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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압축공기로 발사되는 비비샤워냐?

재블린이 압축공기로 발사? 비비샤워냐?
전차무용론과 러시아군 아마추어 주장...사실과 달라
죽음의 백조오 같은 관행 끊어야...군사보도 정확해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여하면서 '성녀 재블린(saint javline)'라는 밈(인터넷 2차생산 컨텐츠)까지 만들어질 정도 세계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는 재블린 휴대용대전차미사일(FGM-148). 그런데 재블린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보도가 국내에서는 '죽음의 백조' 괴담처럼 뿌려지고 있다.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이 로켓 추진이 아닌, 압축공기 추진이라고 보도하는 국내 언론보도(왼쪽)와 우크라이나의 성녀로 묘사된 재블린대전차미사일 밈(오른쪽) 편집=문형철 기자

◆재블린이 6㎜ 비비샤워냐?

 

네이버 검색창에 '재블린 압축공기'를 검색하면 재블린에 관련한 한국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진다. 그런데 국방부에 출입기자를 두고 있는 주요매체부터 인터넷 언론까지 재블린 미사일이 압축공기에의해 발사된다고 전하고 있다. 압축공기를 이용해 6㎜ 플라스틱 비비탄을 쏟아내는 완구용 대전차미사일 같은 비비샤워라면 모를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재블린은 후폭풍과 화염이 작고, 사수의 안전을 고려해 일정 거리가 지나서 미사일 추진체가 점화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위해 압축된 공기가 발사관 내에 밀봉된 미사일을 추진시키는 방식은 아니다.

 

재블린의 미사일은 2단 추진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로켓연료를 담고 있는 연소관에는 두 종류의 로켓연료가 들어있다. 발사관에서 미사일이 추진될 때에는 사출장약이 가스압력을 발생시켜 발사관 2~5m 앞까지 미사일을 밀어내는데 이 때 소량의 화염이 발생된다. 그 이후 추진된 미사일의 로켓 연료가 점화된다. 때문에 사수의 노출이 작은 것은 맞지만, 압축공기로 미사일이 발사된다는 것은 도시괴담과 같은 이야기다.

 

지난 1일 모 방송사에서 보도된 러시아군 전차 위장 모습과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아닌 진짜 죽음의 백조인 러시아 TU-160의 모습. 편집=문형철 기자

◆전차가 무용론? 러시아군은 아마츄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300발의 재블린으로 최소 280대 이상의 러시아군 기갑차량을 파괴했다 밝힌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공여받은 재블린과 MLAW같은 고가의 대전차무기 뿐만 아니라, RPG-7과 같은 저가 대전차 무기까지 적절히 혼합해 러시아군의 기갑전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때문에 외신과 다수의 국내 언론은 '전차무용론'을 보도하고 있다. 전차무용론은 100년 가까이 내려온 주장이지만, 전차는 계속 발전을 거듭해 왔다. 최초의 전차무용론은 1930년대

 

스페인 내전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에도 대전차포의 발전으로 전차는 무용지물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지만, 수년 뒤 독일은 전차를 앞세운 전격전으로 유럽을 휩쓸었다.

 

1973년 발생한 4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은 기갑부대를 주요지점에 선점시켰지만, 이집트군 AT-3대전차 미사일과 RPG-7을 운용하는 전차사냥꾼들을 통해 엄청난 전과를 얻었다. 4차 중동전쟁 기간 동안 이스라엘은 800대 가까운 전차를 잃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전차사냥꾼들을 무력화는 전술과 대전차무기로부터 전차의 방호력을 높이는 보완책을 꾸준히 연구했다. 전차는 여전히 기동과 화력을 갖춘 충격력이라는 점에서 지상전에서 빠질 수 없는 무기체계다.

 

다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러시아군은 방어라는 잇점을 살려 치고 빠지는 우크라이나 군을 상대로 하기에 장병의 숙련도(12개월 복무)가 낮았다. 심지어 연료와 군수품 지원이 부실해 기갑차량을 버리고 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속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1일 한 방송사는 '지푸라기에 탱크 숨긴 러군..."놀라울 만큼 아마추어 같아"'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이 방송사는 익명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의 미숙함과 지휘관의 준비 부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차 지휘관들은 다른 시각이었다.

 

◆러시아보다 한국이 더 걱정된다.

 

익명의 전차 지휘관은 "한국군이 더 심각한데 우리가 러시아군을 아마츄어라고 조소할 자격이 있냐"면서 "우리도 열상장비들을 속일 차량위장막이나, 디코이(더미)같은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의 보도가 정책을 입안하는 군상위층과 정치가들을 오판하게 만들기에 매우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지휘관은 "보도된 영상 속 전차는 주변 지형지물과 녹아드는 위장이다. 기동위장이 아닌 전투진지 위장이라면 조준경이 가려진 것 빼고는 매우 훌륭하다"면서 "한국군은 코로나19의 여파와 안전제일주의에 빠져 제대로 된 훈련이 어렵다. 해당 보도의 전문가가 누구인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사분야 보도는 용어의 정확성과 신중함이 중요하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백조'는 국내 언롱이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를 칭하는 별칭이지만, 이 별칭의 주인공은 러시아군의 TU-160(나토명 블랙 잭)이다.

 

최근 또 다른 방송사는 우크라이나 국제여단에서 복무 중인 한국교민과 연락을 취하면서 그의 위치를 공개했고, 러시아군은 그 지점에 포격을 가했다. 군사 분야의 세심한 보도가 아쉬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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