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분과별 업무보고에서 '배드뱅크' 검토 주문
올 1월 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잔액 '133조원'
사회적책임과 도의적해이 문제로 은행권 의견 갈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드뱅크(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처리하는 기관)' 설립이 검토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배드뱅크 설립에 대해 실효성과 지속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지난달 경제분과 업무보고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정부·은행이 공동 출자하는 일종의 배드뱅크를 만들어 주택담보대출에 준하는 장기간에 걸쳐 낮은 금리로 대출을 상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배드뱅크란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채무 재조정을 지원하는 특별기금이나 은행을 말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빚으로 버텨온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재기 불능 상태와 잠재부실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1월 말 기준 코로나19 피해로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가 적용된 대출 잔액은 133조4000억원으로 대상자가 55만4000명에 달한다.
배드뱅크는 과거 금융위기때도 자주 활용해온 부실채권 정리 방식으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정부는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설치해 148조원 규모의 채권을 정리했다.
배드뱅크의 핵심은 재원 조달 방안이다. 향후 인수위에서 논의를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배드뱅크 설립을 두고 은행권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배드뱅크를 통해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경제 정상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 할 수있다는 의견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운영방식이 명확하게 정리되면 부담이 없다"며 "새로운 기구 설립보다는 은행과 서민금융진흥원 등의 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업무처리에도 효율적일 것"이라며 "시장 상황만 나아진다면 자금 지원과 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의 공동 출자를 통한 재원 조성이 이뤄질 경우 은행에 사회적 책임 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일부에선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개연성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은행권에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금과 이자를 일부 탕감해주는 혜택이 지속되면 돈을 잘 갚지 않으려는 모럴해저드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드뱅크는 임시방편일 뿐 지속성이 없어 근본적인 원인해결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