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69기 동기생, 동료에게 사랑받던 청년장교들
비행교수, 후배 교육에 힘쓰던 존경받는 스승들
KT-1훈련기 비행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해...
지난 1일 경남 사천 상공에서 비행훈련 중 사고로 순직한 네 명의 조종사 영결식이 4일 소속부대인 공군 제3 훈련비행단(이하 3훈비)에서 부대장(部隊葬)으로 열렸다.
지난해 공군사관학교 제69기로 임관한 고(故) 정종혁·차재영 대위, 그리고 이들 후배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던 베테랑 조종사 고 이장희·전용안 교수 등은 동료들에게 사랑받던 공군의 인재들이었다.
◆공사 69기, 사랑받던 청년장교들
중위에서 대위로 추서진급된 두 공군 장교는 공사에서부터 꿈을 키워온 소중한 동기생이었다. 정 대위는 성대모사로 빡빡한 일과에 지친 동료들에게 웃음을 주는 유쾌한 청년이었다.
그는 임관 이후 학생조종사로서 비행연구에 매진해왔고, 부학술장교로서 비행연구에 어려움을 겪는 동기생들에게 본인이 밤새 정리한 연구 노트를 기꺼이 공유하는 등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정 대위는 생도시절 중대장 생도를 맡으며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고, 공사 체육대회에 축구대표로 중대의 우승을 이끌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갖춰 장래가 기대되는 청년장교였다.
차 대위도 정 대위처럼 동료들에게 따뜻함을 나누는 학생장교였다. 그룹스터디 리더로서 동료 학생조종사들을 위해 비행훈련 자료를 정리하여 학업 부담을 덜어주는 등 누구보다 사려 깊은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생도 3학년 때 후배 예비생도들의 지도생도로서 후배들을 바르게 이끌었기에 후배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하늘과 후배를 사랑한 베테랑조종사들
이장희 교수(예 대령)는 1992년 공사 40기로 임관해 2900시간 이상의 비행경력을 자닌 베테랑 조종사였다. 특히 대위 시절 3훈비 제217비행교육대대 창설준비대 작전계획담당장교로 근무하며 후배 조종사 양성을 위한 기틀을 닦았다. 뿐만 아니라 방위사업청 T/A-50 사업팀에서 항공기 개발 사업을 담당하여 공군의 전력 증강에 기여했다.
이 교수는 전역 후인 2019년 본인이 창설에 기여했던 3훈비 제217비행교육대대에 비행교수(군무원)로 복귀했다. 하늘과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심형석 대위(E-737 항공통제기 조종사)는 "이장희 교수님께서는 함께 훈련기에 오르기 전 언제나 어깨를 토닥여주시며 제자들을 격려해주시던 따뜻한 분이셨다"며 "조종사로서 책임감뿐만 아니라 군인으로서의 희생정신을 항상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전용안 교수(예 중령)는 1994년 공사 42기로 임관해,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공군 헬기 1호기를 조종할만큼 뛰어난 비행실력을 자랑했던 베테랑 조종사였다. 전 교수는 2015년부터 3훈비에서 비행교수로 근무하며 공군 조종사 양성에 전념해왔다.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된 동료 교수를 위해 치킨 한 마리를 조용히 문밖에 걸어놓았다는 동료들의 전언이 듣는 이의 눈을 적시게 만든다.
임택근 대위(F-16 조종사)는 "교수님께서는 언제나 제자들을 믿어주시고 자신감을 북돋아주시어 올바른 조종사의 길로 이끌어 주셨던 분"이라며 "'비행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해야 한다'던 교수님의 가르침은 전투조종사로서의 비행기량에 밑바탕이 됐다"고 회상했다.
대한민국의 하늘을 사랑해 하늘에서 목숨을 다한 네 명의 안장식은 오후 4시 50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치뤄질 예정이다. KT-1훈련기는 땅으로 떨어졌지만, 이들의 혼은 조국의 하늘에서 날아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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