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오버브루너 지음/이소영 옮김/현대지성
술주정으로 과거 자신이 부자가 될 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친구가 하나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말이야. 찜통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자다가 너무 더워서 깬 거야.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려고 하는데 집에 끓여놓은 물이 없어. 그래서 '아, 슈퍼에서 물을 팔면 잘 팔리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라고 시작하는 레퍼토리다.
안타깝게도 이 대박 아이템은 아이디어에만 그치고 말았다. 친구는 이런저런 이유로 생수 사업을 벌이지 않았고, 거부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왜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망의 노래를 가슴 속에만 품은 채로 조용히 절망 속에서 살다가 죽는 걸까. 책은 "우리의 삶이 해킹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세상을 바꿀 가슴 설렐만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꿈을 현실로 만들지 못한다. 꽉 찬 메일함과 일정이 빼곡한 달력,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핸드폰 알람 등 수도 없이 쏟아지는 해킹 공격으로 실천은 뒷전으로 밀리고, 아이디어는 관심 밖으로 사라진다. 인간은 삶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
저자는 화면을 하루 평균 2617번 터치하게 만드는 스마트폰이, 생산성을 40%까지 떨어뜨리는 멀티태스킹이, 매일 2시간 이상 들여다보는 소셜미디어가, 인류가 매달 110억 시간을 소비하는 동영상 스트리밍이, 우리가 매일 내리는 3만5000개의 의사결정으로 인한 피로가 삶을 해킹한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꿈과 실행의 격차를 좁힐 방법으로 ▲기한 설정하기 ▲입력 정보 선택하기 ▲관심 자원 할당하기 ▲자산과 역량 정렬하기 ▲자기 자원에 눈 뜨기 ▲열린 창을 닫고 영향력 키우기 ▲정보 다이어트 활성화하기 등을 제시한다.
이중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던 '관심 자원 할당하기' 방법을 소개해보려 한다. 책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 평균 3만건이 넘는 결정을 내린다. 아침에 머리를 감고 나갈지부터 무슨 옷을 입을지, 어떤 신발을 신을지, 점심엔 뭘 먹을지, 저녁에 누구와 약속을 잡을지 등의 결정을 하다 보면 '판단 피로'가 쌓이게 되고 선택의 질이 점점 나빠지게 된다.
스티브 잡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마크 저커버그는 과도한 의사결정이 가져오는 마음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옷을 미리 결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저자는 "큰 성공을 거둔 사람 중 일부는 중요하지 않은 결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판단 피로'에 맞섰다. 한정된 양의 주의를 모아 더 큰 의사결정에 투자하기 위해서다"며 "인생에서 가능한 많은 결정을 자동화해 창조적 에너지를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쓰라"고 조언한다. 296쪽. 1만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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