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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는 어려우니까

산업부 김재웅 기자

"그게 뭔가요" 반도체 취재를 하다보면 자주 듣는 대답이다. 워낙 복잡한 산업이라 각자가 맡은 분야가 아니면 잘 모르는 일이 적지 않다. 용어도 외부에서 쓰는 말과 현장에서 쓰는 게 다르기도 하고, 기밀 사항도 많아 쉬쉬하는 분위기도 있다.

 

반도체는 어렵다. 현장 근무자는 물론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데, 문과 출신 기자가 다루기 쉽지 않다. 하물며 본업이 따로 있는 평범한 독자나 주주들이 반도체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AMD가 인텔보다 미세 공정이 앞섰으니까 기술력이 앞서있다는 말이나, 퀄컴 스냅드래곤 발열 문제가 삼성 파운드리 수율 때문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을 굳이 아니라고 설득할 필요가 없겠다 싶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너무 한다 싶을 때가 있다. 요즘 같이 반도체 관련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갈 때가 특히 그렇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이미 외국 기업에 추월당해서 외국 자본들도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상한 루머를 만들고 재생산하고 부풀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인터넷에서 댓글로만 보면 그런가보다 하지만, 나중에는 대면 자리에서도 인터넷 전문가들이 그랬다며 당당하게 설명해주는 일도 있다.

 

현장 반응은 완전히 다르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차세대 D램 양산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은 혼자서 약 12나노 공정 양산을 하려고 개발하다가 숨고르기를 위해 타사와 같은 약 13나노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게 맞다. 비메모리 부문에서 여러가지로 잡음이 많긴 하지만, 메모리 공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특히 TSMC 대안은 삼성이 유일하다. 팹리스 업계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살려줄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도 의심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을 터. 반도체는 어려우니까 그럴 수 있다. 그래도 어려우니까 믿어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본격화하며 어렵게 쌓은 'K-칩' 공든탑을 위협하는 가운데, 국민들에까지 신뢰를 잃지는 않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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