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지켜보며, 미국에 거주하는 의사로서의 시각을 말하고 싶다. 지금 상황을 보면, 이성이나 합리적인 추론보다는 감정적인 면과 정치적인 목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써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는 언론보도 때문에 왜곡되는 면이 있어 보인다.
먼저 자녀 편입학 문제를 보면, 편입학 제도를 만든 건 교육부이고, 경북대와 정 후보자 자녀들은 그 법에 따라 의대에 편입했다. 현재까지는 명백한 위법사항이 밝혀진 바 없다. 그렇다면 국민정서를 이해하기 전에 위법사항이 있었는지 정후보가 제안한 것처럼 교육부가 철저하게 조사를 하면 된다. 위반 사항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조사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
둘째, 정 후보자 아들의 군대 문제는 병무청이나 경북대병원에서 CT/MRI 결과를 후보자 아들에게 유리하도록 판독을 했느냐가 핵심이다. 이 문제는 정 후보자가 밝힌 대로 제3의 기관에서 재검을 받고 기존 CT/MRI를 재판독받으면 해결된다. 이 점에 대하여 지난 20일 오후 세브란스 병원에서 MRI 촬영 결과, 지난 2015년 4급 판정을 받은 결과와 동일한 진단 결과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우, 'expert witness'라고 해서 의료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경우에 expert witness에게 자문을 구해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의학은 수학과 달라서 3명의 expert witness가 정 후보 아들의 검사가 적법하다 하더라도 1명은 부정하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기는 하다.
또 요추 디스크 질환으로 인한 척추협착증은 특히 젊은 층에서 올 때에는 자세교정이나 꾸준한 물리치료로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검진 때의 CT/MRI를 재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협착증은 50대 이후에 많이 생기지만 미국에서도 20대에 디스크 질환과 함께 오는 경우를 많이 봤고, 특히 젊은 층에서는 회복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 20~30대의 척추협착증의 빈도는 생각보다 많지만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요추 5·6번이라는 말은 현장에서 많이 쓰는 용어인데, 특히 환자에게 설명할 때는 요추, 천추란 말을 환자가 이해하지 못할 경우 요추 5·6번이라고 쓴다. 이곳 척추 전문 의사들도 비공식적으로는 L5·6라고 쓴다.
셋째, 지역인재 특혜 문제는 필수 의료인력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타 지역 출신이 자신이 태어나지도 않고 연고가 없는 지역의 의과대학에서 졸업하면 가족이나 고향에서 전공의나 개업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의료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그 지역의 의료공백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제도의 장점을 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정 후보자는 지방의 국립의대 부속 병원의 병원장을 하면서 지방의료 문제와 의료의 중앙집중화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데 기대를 걸 수 있다. 미국은 거의 완벽한 지방자치 국가로서 최근 세계를 놀라게 했던 돼지심장 이식을 시도했던 병원이 보스턴이나 뉴욕이 아닌 메릴랜드 주립대학 병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요 클리닉, M D 앤더슨 암센터는 작은 도시에 있거나 중앙과는 거리가 먼 도시에 있다.
결론적으로, 21세기 대한민국 의료의 성패여부는 탈중앙화, 지방의료 활성화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일반외과와 같은 필수과의 전문의로서 현장에서 의료수가의 왜곡을 몸소 겪은 경험으로 볼 때 정 후보자는 지금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인물이라고 판단된다. /이영직내과그룹 이영직 내과 전문의(전 LA카운티 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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