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직원을 유치하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한 반도체 관련 업체는 말했다.반도체 업계가 인력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주요 양산업체는 물론, 중소업체들이 비상 사태를 선언하고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업계는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뉴스룸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뉴스룸에 단순한 기업 소식 뿐 아니라, 실제 임직원들의 모습을 담은 콘텐츠를 게재하며 MZ세대와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자사 기술은 물론 브이로그 형식으로 근무 환경과 일상까지 담아 회당 수만에서 수십만뷰를 달성하고 있다. LX세미콘도 유튜브와 함께 뉴스룸에 웹툰 등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다.
대기업 뿐 아니다. ASML과 램리서치코리아,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코리아 등 외국계 소부장 업체들도 블로그와 SNS, 유튜브를 통해 자사 사업과 직무 소개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대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던 국내 소부장 업계도 홍보 활동을 시작했거나 준비중으로 알려졌다.
주로 B2B 형태인 반도체 업계가 굳이 이름을 알리기 위해 힘을 쏟는 이유는 인재를 유치하기 위함이다. 최근 들어 반도체 시장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업 확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반도체를 전공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신입 직원을 뽑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된 것.
반도체 인력난이 최근 일만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매년 배출되는 반도체 관련 전공자는 600~700명 남짓.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15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인력 양성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규제 때문에 증가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전언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주요 기업들이 인재 육성 확대에 나서긴 했지만,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가 본격적으로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5년여간은 공백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소 업체는 장기적으로도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태다. 이미 대기업은 관련 전공자와 대학원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입사를 조건으로한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소 업체들은 그마저도 쉽지 않기 때문.
중소 업체들이 홍보 활동을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직접 인재 유치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노출을 늘려 취업 준비생에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기업 홍보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원자가 늘면서 적지 않은 홍보 효과를 누렸다는 후문이다.
인재 이탈도 문제다. 영업 비중이 높아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도 연구·개발 거점을 만들면서 적지 않은 인재를 끌어가고 있다. 대만과 중국 등 국가에서도 여전히 '인력 빼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가 양적인 인재 확대에만 중점을 두면서 전문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석박사 학위 보유자가 늘어나고 있는 대신, 논문 작성 숫자나 주요 저자로 참여하는 등 실적이 일부 하향 평준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임직원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반도체 업계는 저마다 '역대급' 임금 인상과 복지를 단행하며 인력 지키기 작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 규모가 큰 국가들은 전략적으로 인재 육성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업계 목소리를 묵살한 탓에 인력난이 현실화됐다"며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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