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진료 기록…4세대 실손 전환 불가능 지적
'1년 이내의 정신질환' 전환 시 계약전 필수 고지
다양한 질환에 대한 보장 확대와는 다른 행보
#.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타기 위해 알아보던 20대 김 모 씨는 이내 포기했다. 취업을 준비하며 받은 스트레스로 몇 차례 정신병원을 찾은 점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깐깐해진 고지 대상에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거 정신과 진료 기록이 있는 경우에는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손보험이란 보험 가입자가 쓴 의료비 중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부분을 실비로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전체 국민의 75%인 3900만명 이상이 가입하면서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지난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은 급여(주계약)와 비급여(특약)를 분리한다. 도수치료, MRI 등 비급여 의료이용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할증되는 것이 특징이다. 치솟는 적자에 급여와 비급여를 분리해 손실액을 줄여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가 실손보험을 통해 발생한 손실액은 ▲2018년 1조3594억원 ▲2019년 2조4774억원 ▲2020년 2조4229억원이다. 여기에 지난 2021년에는 2조860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3593억원 늘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6년 이후에 기존 1·2·3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했던 고객을 제외한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경우 계약 전 필수로 알려야 하는 고지내용은 ▲직업 ▲1년 이내의 정신질환 ▲운전유무 ▲이륜자동차, 원동기장치(보행보조용 의자차를 제외한 전동킥보드 등)이다. 보험사에서는 정신병력이 있을 경우 병력이 없는 가입자보다 위험률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이는 과거 ▲2016년 2세대 실손보험 ▲2017년 3세대 실손보험(착한실손) ▲2021년 4세대 실손보험에서 다양한 질환이 보장 항목으로 추가된 것과는 다른 행보다. 대표적으로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필요한 불임관련 질환인 ▲습관적 유산 ▲불임 ▲인공수정 관련 합병증 등과 선천선 뇌질환 등에 대한 보장을 확대했다.
보험업계에서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신병력에 대한 보험사의 소극적인 사례가 존재한다는 것.
생·손보협회는 오는 6월까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 시 1년간 보험료 50% 할인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다. 보험사 역시 캠페인과 배너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독려해 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부분 할증으로 인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진 보험료에 기인한다. 이는 보통 2016년도 이전 실손을 가입한 경우에 해당한다"라며 "최근 정신과 진료에 대한 인식이 완화되고 많은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에 반해, 현재의 실손 전환에서 정신병력을 보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서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유인하기 위해선 단순 보험료 할인이 아니라 정신 질환 고지 대상 완화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