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려움 속에서도 본격적으로 대내외 경영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악화되는 경영 환경에 혁신을 지체할 수 없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6월 1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제32회 시상식에 참석했다.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호암상은 故 이병철 창업주가 1990년 제정한 상으로, 시상식은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주요 연례 행사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로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2017년부터 한동안 발걸음을 하지 못했었다.
이 부회장은 아직 가석방 상태인데다가 재판을 받고 있어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호암상 시상식에 참여한 이유는 '인재 제일' 철학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전세계적으로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호암상 수상자들을 직접 격려하며 인재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초 사옥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를 만나기도 했다. 양사 주요 경영진들이 배석한 가운데,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PC 및 모바일 등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는 설명이다.
오는 7월 열리는 '앨런&코 컨퍼런스'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컨퍼런스는 글로벌 국제 비즈니스 회의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등 주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는 사교 모임으로도 알려져있다.
이 부회장은 2002년부터 이 행사에 참석하면서 회사 성장 기회를 마련하고 '민간 외교관'으로도 활약할 수 있었다. 2017년 법정에서 이 행사를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그러나 결국 5년간이나 참석을 못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유지하기도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때문에 올해에는 참석을 강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 이어진다.
5년간 450조원 규모 대대적인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에서는 대대적인 인사 소문도 돌고 있다. 한동안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최소한의 인사만 진행해왔는데, 혁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임원진을 대거 개편할 수 있다는 것.
중요한 과제도 여럿 남았다. 다음달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야 한다. 해외 투자로는 최대 규모인데다가, 현지 정재계 관심도 높은 이유다.
당장 의미 있는 M&A가 시급하다. 최근 반도체 산업 중요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인수·합병이 활발해졌다. 삼성전자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M&A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별다른 시도를 하지 못한 상태다.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웠던 탓에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Arm을 둘러싼 투자 경쟁에도 나서야한다. SK에 이어 퀄컴도 Arm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최근 Arm이 엔비디아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일부 국가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된 상황, 관련 업계가 컨소시움을 구성하는 등 공동 투자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과 IoT 등 분야에서 Arm 역할이 큰 만큼, 삼성도 참여하지 못하면 자칫 비메모리 경쟁에서 소외될 수 있다.
문제는 사법리스크다. 이미 이 부회장은 지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행사에도 재판으로 참석을 하지 못할 뻔 했다. 앞으로도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차례 해외 출장이 필수적이지만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석방' 꼬리표도 걸림돌이다. '취업 제한' 논란으로 경영에 적극 참여하기 어려움은 물론 글로벌 출장과 행사에서 족쇄로 작용하는 탓이다.
이에 따라 재계가 다시 한 번 정부에 이 부회장 사면을 요구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주요 경제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만날 예정이기 때문. 그 밖에도 이 부회장 사면 필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규제 철폐를 내세운 정부도 빠르게 조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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