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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현충일? 군은 가슴에 손 좀 얹어봐라

전우를 사랑하지 않고 스스로 불명예를 택하는 군대

문형철 기자 캐리커쳐.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는 현충일을 맞아 대한민국과 시민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헌신에 대한 고마움과 명예도 생각해야 한다. 이 땅의 오랜 역사는 외침에의한 수난 그 자체다. 근동에는 동족상잔의 한국전쟁(6.25)도 있었고, 그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회는 군에 대한 고마움을 존중으로 제대로 표현하는가. 군은 존중을 받기 위해 스스로 명예를 잘 지키고 있는가.

 

대한민국 현역 육군장교로 6년 그리고 15년을 예비군으로 복무 중인 소시민으로서 사회와 군 모두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지않다는 느낌이 든다. 사회는 이권을 위해 군을 이용하기 바쁘고, 멸시와 조롱도 넘쳐난다. 군 또한 존중받기 위해서 해야할 전우애와 명예를 소흘히 한다.

 

위정자들은 공약으로 군부대 이전을 내건다. 군부대를 내몰고 개발을 하면 돈이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수용할 능력은 생각치도 않고 돈이 되는 군사시설이나 방위산업단지는 유치하려 한다.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박봉과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는 장병들에게 조롱과 조소를 보낸다. 그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아주기 위해 내놓은 작은 배려마저 남여평등의 잣대를 들이민다. 장병 중에는 여성도 있는데 말이다.

 

군 수뇌부는 비상식적인 일부 시민들의 철없는 짓에 ‘저런 사람은 지켜줄 이유가 없다’, ‘사회가 군을 존중하지 않는다’, ‘제복을 존중하는 미국이 부럽다’ 등의 반응을 내심 보이기도 한다. 정작 자신들이 전우를 사랑하지 않고 명예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은 없으면서 말이다.

 

나형윤 퇴역 중사(38)는 두 팔이 없다. 그는 지난 4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사이클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22사단에서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었지만, 전역 후에도 군인의 기상을 잃지 않은 훌륭한 우리의 전우다. 그런 그에게 군 당국은 가혹했다. 두 팔이 없는 그에게 내려진 군의 의무조사 의결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심신장애등급 5급과 장애보상등급 1급은 부여됐지만, 상이등급은 비워져 있었다. 당시 국군강릉병원 관계자들이 서명한 이 서류는 나 중사의 동의 없이 이뤄진 것이다. 전역 후의 보상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없었다. 심신장애등급 5급도 문제다. 두 팔을 잃은 군인을 전시근로역 대상으로 판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우를 사랑하지 않는 군대가 시민사회에 존중을 요구할 수 있는가. 그리고 국군이 명예롭다 자부할 수 있는가.

 

상이연금을 못 받은 것은 나 중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 중에도 뒤늦게 상이연금을 신청을 한 전우들이 있다. 나 중사와 비슷한 시기 22사단에서 소대장과 중대장으로 복무했던 기자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8군단은 국군강릉병원 자료 소실을 이유로 십수년간 보상을 거부했다. 전우 모두가 버려질 수 있는 군대에 우리는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군이 금쪽같이 여기는 명예는 어떠한가. 장교자원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도박 등에 빠진 사관후보생도 임관시킨다. 북한에 정보를 팔고, 강남대로변에서 시민의 차를 훔치는 육군 대위를 보고 명예타령을 할 것인가. 대형전시장 실외에서 장교들을 교육하는 장군 일행이 군모를 벗고 다닌다는 민원에 육군 관계자는 ‘죄송하다’가 아닌 ‘유감이다’라는 표현을 썼다. 전우에 대한 사랑과 명예는 사회와 군이 같이 만들어 간다는 점을 현충일을 맞아 깊게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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