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출이 급격히 몰리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인뱅)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건전성 규제를 내달부터 다시 강화하고 은행권의 손실흡수 능력의 확충 필요성도 강도 높게 주문하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 충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이 뛸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경제 위기 태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인뱅의 가계대출 잔액은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충당금 등의 지침은 따로 없어 건정성 관리에 우려가 제기된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가계대출 잔액은 각각 26조5445억원, 8조490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각각 3100억원, 2881억원이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 이용자 수는 1896만명, 케이뱅크는 772만명이었다. 전달 대비 각각 18만명, 10만명이 늘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615억원으로, 4월 말보다 1조3302억원 줄었다.
특히 인뱅은 신용도가 낮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대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를 겨냥한 대출을 늘리며 여신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 고신용자 대출 수요는 감소한 반면, 생활비 목적 등의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는 증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토스뱅크가 중금리대출 비중 35%를 넘겼다. 케이뱅크는 지난 26일 기준 22.7%, 카카오뱅크가 지난 4월 말 기준 20.8%를 중금리대출로 취급하고 있다.
여기에 인뱅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란 은행이 보유한 3개월 이상 연체 대출로,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대출을 말한다.
각 사 공시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 1분기 고정이하여신은 6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억원 증가했다. 연체율 역시 전년 동기보다 0.05%포인트 오른 0.26%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49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1억원 늘었다. 토스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9억원으로 비율 0.04%, 연체율 0.04%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0.16%,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은 2.51%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우려와 함께 인뱅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인 만큼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게 하고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등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통화안정증권 1년 금리, 전국 주택가격지수 상승률 등 대출 연체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변수 등 충격이 발생했을 때 국내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21%에서 0.46%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경제 충격이 지속되는 기간이 1분기보다 길어지면 연체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거시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매출감소, 비용구조 악화, 부채비용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기업의 채무상환이나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내부조직을 설치해 전사적 차원의 대응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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