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후반기 국회가 여야 신경전에 일주일 넘게 개점휴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양보하지 않아 후반기 원 구성 협의가 되지 않으면서다. 인사청문회나 민생 법안 처리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21대 전반기 국회는 지난달 30일 0시를 기해 종료했다. 국회법은 '국회의장 임기가 만료되기 5일 전에는 차기 의장과 부의장을 선거로 뽑아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여야는 이를 지키기 않았다. 7일 현재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은 진척이 없다. 민주당이 지난달 24일 당내 경선에서 김진표 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한 게 전부다.
의장부터 공석 상태인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요청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김승겸 합동참모본부의장 후보자 등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 권한부터 의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법안 심사·의결뿐 아니라 정부 감시·견제 역할까지 하는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상임위원 자리도 비어있다. 7일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률안은 모두 1만574건이다. 원내교섭단체 대표 요청에 따라 상임위원을 선임하는 권한은 의장이 갖고 있다. 상임위에 오른 법안을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본회의 사회권도 의장이 갖고 있다.
개점휴업 상태인 21대 후반기 국회 상황에 대해 여야는 서로만 탓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7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선출부터 하자는 제안에 대해 "후반기 원 구성 핵심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의 일당 독식을 막고 상호 견제와 협치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면 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출에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박형수 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13대 국회 이후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국회 1, 2당이 나눠 맡는 것이 관례였다. 당연히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선출 문제는 연계돼야 함에도 민주당이 국회의장부터 선출하자는 것은 법사위원장까지도 독식하겠다는 얘기와 다름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논평에서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신속한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희망한다. 경제와 안보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회의 공전을 방치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 유기에 가깝기 때문"이라며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인 데 대한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후반기 원 구성이 국민의힘의 발목잡기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국가 안위를 위해 대통령의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처럼, 입법부 수장의 공백은 국가시스템 운영 중지와 혼선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원내대표는 역대 모든 국회의장이 원내 1당 또는 연합 다수당 몫인 점을 언급하며 "국회의장만큼은 정략적 접근을 떠나 신속히 선출해야 한다. 국회의장을 하루빨리 선출해 국회를 정상화하면, 후반기 원 구성 협상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 신경전에 원 구성 협의가 늦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21대 전반기 원 구성은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의장·상임위원장 등을 선출한 2020년 6월 29일 기준, 31일 걸렸다. 여야 합의로 국민의힘 몫 부의장·상임위원장까지 포함한 원 구성이 이뤄진 2021년 8월 31일 기준으로 하면 459일 걸렸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