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에 모든 업권 수익률 저조...'무늬만 퇴직연금'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어도 금융회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 운용하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가 다음달 12일부터 시행된다. 퇴직연금 운용을 놓고 증권, 은행, 보험 등 각 금융권의 수익률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운용 회사의 수익률에 따라 퇴직연금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폴트옵션 시행에 따른 현황과 미래를 짚어 본다. <편집자주>
다음 달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퇴직연금의 규모는 증가했으나 수익률이 저조해 무늬만 연금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은 295조6000억원으로 전년(255조5000억원) 대비 40조1000억원(15.7%)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2%에 그쳤다. 특히 원리금보장형에 방치된 적립금만 255조4000억원(86.4%)에 달하고 있고, 수익률은 1.35%로 저조하다. 이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3%)에도 못미치는 것.
◆증시 불안…퇴직연금 수익률도 저조
올해 1분기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익률이 저조한 가운데 그나마 증권사가 은행, 보험보다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정급여형(DB) 원리금 비보장상품을 보면 15개의 은행, 증권, 보험사 중 1분기 물가상승률(3.8%)보다 나은 수익률을 기록한 기관은 없다.
증권사에서는 KB증권이 1.6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은행에서는 하나은행이 2.64%의 수익률을 올렸다. 보험사에서는 푸본현대생명보험이 3.32%를 기록했다. 반면에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한 투자기관이 8개로 절반 이상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증권사 퇴직연금은 올해 증시 불안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원리금 비보장상품은 주로 펀드 쪽이어서 국내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인데 글로벌 증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빠진 것"이라며 "원리금보장상품 쪽은 최근에 금리가 올라왔지만 연초에는 금리가 낮은 상황이어서 수익률이 1% 초반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은행도 올해 1분기 원리금비보장상품 퇴직연금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1분기 수익률도 전년 대비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올 1분기 보험사의 퇴직연금 수익률도 저조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의 확정기여형(DC) 원리금비보장상품에서는 미래에셋증권 0.91%, 삼성증권 0.03%를 나타냈다. KB증권은 -1.46%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0.22%, NH투자증권은 -0.07%를 기록했다.
◆은행·증권·보험 등 자산수익률 악화
5대 은행의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원리금비보장상품은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NH농협은행(-2.09%), KB국민은행(-1.34%), 우리은행(-1.05%), 하나은행(-0.70%), 신한은행(-0.38%) 등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보험사별로는 확정기여형(DC) 원리금비보장상품 가운데 IBK연금보험이 -4.5%로 가장 저조했다. 이어 푸본현대생명보험(-3.51%), 삼성화재해상보험(-3.43%) 순이다.
증권사 개인형 퇴직연금(IRP) 원리금비보장상품 1분기 수익률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1.18%, NH투자증권은 0.90%, 삼성증권은 0.89%를 기록했다. KB증권은 -0.57%, 한국투자증권은 -0.12%였다.
은행에서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원리금비보장상품도 모두 적자를 나타냈다. 농협은행의 -1.78%를 비롯해 국민은행(-1.69%), 하나은행(-0.67%), 우리은행(-0.66%), 신한은행(-0.38%)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 상태다.
보험사별로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원리금비보장상품에서는 삼성화재해상보험(-4.48%), 미래에셋생명보험(-2.81%), KB손해보험(-2.52%) 순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퇴직연금뿐만 아니라 모든 자산 수익률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당장에 수익률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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