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은 통신 수단을 갖지 못했던 옛날 사람들이 유용하게 썼던 도구다. 종이에 특정 메시지를 적어 벽에 붙이는 방법으로 중요한 소식이나 범죄자를 찾는 등 다양하게 이용됐다.
다만 느리다는 한계 때문에 거짓 내용으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거나 특정인을 괴롭히는 도구로도 이용하기 쉬웠다. 방문으로 전해진 가짜 소문이 일파만파 커지면 선량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도 비일비재 했던 듯 싶다. 왕실에서 나서 '실명제'나 부착 장소 제한을 둔 것만 봐도 짐작할만하다.
이 때문이었을까. 통신 기술이 발달하는 것만으로도 이상적인 사회가 앞당겨질 거라 기대했던 철학자들도 많다. 실제로 2010년 튀니지 혁명은 SNS를 활용해 언론통제를 넘어 전세계에 독재 참상을 알리면서 통신 기술의 순기능을 확인했다.
그러나 통신 기술 발전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정보가 광속으로 빨라지면서 거짓 정보는 더 많아졌고 더 쉽게 멀리 전달되고 있다. 아무리 빛의 속도라도 뒤에 출발하면 따라잡을 수 없는 법. 진실을 담은 글은 거짓이 잊혀질 때 즈음에야 겨우 퍼지기 시작한다. 결국 진실이 무엇인지는 아무 쓸모가 없게된다.
직장인 커뮤니티는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직자임을 확인받은 사용자가 글을 올려서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에 전달이 잘 안된 회사 정보나 팁을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심각하다. 회사를 비방하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추측성 메시지나 사진 한 장이 여러 입을 타면서 근거 없는 살을 붙이고는 진실이 되어버린다. 특정 임원이 무슨 비리를 저질렀다거나, 회사가 직원들 모르게 개편을 추진한다는 등이다. 회사에서는 사실무근이라 해명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이런 소문은 특정 단체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세력을 불리고 싶어 하는 신규 노동조합이나 경력자가 필요한 경쟁사다. 평범한 직장인들은 회사가 나쁘다는 소문이 돌아 오히려 나쁜 영향만 받는다. 근로 의욕도 떨어지는 건 물론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자유를 보장해주기로 유명한 한 회사가 있다. 외부에서는 여러가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히려 내부에서 이상한 소문을 자꾸 확대 재생산하면서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경쟁사는 아직도 온라인에 부적절한 글을 올리면 인사팀에서 추적해 해고 압박까지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아주 좋은 회사로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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