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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반도체 인력, 증원 아닌 처우 개선이 우선

첨단 반도체 기술 연구 위한 인프라 구축 필요
석박사생曰 "인력 부족 아닌 처우 개선이 우선"
기업의 고급 인력 투자 의문...진학 지원 부족해

1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제1회 교육부 인사이트 포럼-반도체 산업 생태계와 인재수요'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반도체 고급 인력이 부족하다며 반도체 학부 및 석박사생 증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처우 개선이 먼저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수도권 대학 첨단학과 증원 등 파격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인재 양성 주문에 따라 움직임이 분주해진 모습이다.

 

그러나 학부생의 경우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역량을 가지지 못한 채로 입사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학에서는 기초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기업에 취업했거나 막상 현장에 투입돼 보니 본인이 생각보다 업무가 까다로워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경향 있다는 분석이다.

 

김사라은경 서울과학기술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의 제조 라인은 세밀한 과정이 많기 때문에 신뢰성 평가 등의 세부적인 부분이 일반 제조 라인과 다르게 까다롭고 어렵다"며 반도체 인재들의 이탈 이유를 예상했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기에 적절한 인프라가 있는 대학이 그렇게 많지 않고 최신 기술들을 전공하신 교수님들이 부족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인력의 적절한 비율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현재 석사급 박사급 연구원 인력이 외국 기업에 비해 적다"며 "첨단 연구를 하기에 굉장히 동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지난 15일 교육부는 반도체 관련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황철성 서울대학교 교수는 발제문에서 기업의 인력수급 전망 자료를 인용, 반도체 산업의 석·박사급 인력이 내년부터 오는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5565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 학부생은 오히려 수요보다 6207명이 많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인력의 부족이 아닌 고급 인력 부족의 문제라면 학부생에서 석박사생의 연결점도 주목된다.

 

전자공학 박사생 A씨는 "학부생은 남는데 대학원생이 부족한 것이라면 학부-대학원 진학률이 문제라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곧 우리나라 공대 대학원의 문제"라며 "학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원은 연구실에서 기업이나 정부와 함께 협력과제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보다 과제를 위한 연구가 주인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석박사생들이 현장에서 말하는 문제점은 경제적 지원과도 연관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원생 최대 인건비 한도는 박사 250만원, 석사 180만원이다. 모든 대학원생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수 있으나 반도체 과정이 까다로워 진학률 낮다는 점을 미뤄 보았을 때 유의미한 부분이다.

 

반도체 계약학과 박사 졸업생 B씨는 "국가에서부터 고급 인력인 대학원생들에 대한 기본적인 처우가 좋지 않다 보니 석박사 과정 진학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생기고, 반도체 공학을 연구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어 국가적으로 연구 역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학원생의 경우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에 스스로 사회적 위치에 대해 자조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자부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하는 대학원생의 비율도 많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가에서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는 인건비는 실제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랄 뿐만 아니라 연구실에서 국책과제를 해결하며 보내는 시간과 결과물 대비 임금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다.

 

반도체 계약학과 석사 졸업생 C씨는 "학부생은 전공을 폭넓게 설정해 지원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만 석박사로 진학하면서 전공을 좁힐 경우 오히려 지원 가능한 회사가 줄어든다"며 " 반도체 분야에 석박사급 인력이 부족이 아닌 반도체 전공의 연구실 부족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석박사 인재 양성 투자의 진정성 의문도 제기됐다. 기업이 학부·대학원에 계약학과 설치 및 장학금 지원으로 인재 양성에 나선다고 하지만 학사에서 석사, 석사에서 박사 등 다음 단계의 진학을 허용해 주는 경우가 실질적으로 많지 않다는 평이다.

 

실제로 한 대학 관계자는 "삼성전자 DS에서 하는 EPSS라는 산학 프로그램 역시 석사에서 박사 진학 비율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반도체학과 관계자 역시 "현재 거의 반강제적으로 취업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이스트의 경우 계약학과 입학생의 30%만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고 나머지 70%는 의무적으로 계약 기업에 취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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