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면서 자동차와 전자 등 산업으로도 혁신 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TSMC는 24일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연구개발센터를 개소했다. 2024년에는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반도체 공장도 문을 열 계획이다.
TSMC 일본 거점은 첨단 공정을 연구하고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일단 10나노에서 20나노대 공정을 도입하고, 추후 2나노대 팹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R&D센터에는 370억엔(한화 약 3500억원), 공장에는 1조1000억엔(약10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일본 정부는 투자금액의 절반 수준을 지원한다. R&D센터에는 절반이 넘는 190억엔을 지원했고, 공장에도 4760억엔 지원을 약속했다.
일본은 TSMC 거점을 유치하면서 반도체 산업 재건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근 10여년간 한국에 밀려 반도체 경쟁력이 크게 뒤쳐진 상황, TSMC 공장을 발판으로 산업 전체를 다시 육성한다는 포부다.
당장 일본 반도체 장비 제조 업체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제조사 5개사는 2023년 3월 기준으로 연구개발비를 전년 동기 대비 18.8% 늘어난 3200억엔을 책정했다. 도쿄일렉트론(TEL)과 디스코의 연구개발비용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설 예정이다.
ASML EUV에 맞선 노광장비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니콘이 불화아르곤(ArF) 방식을 유지하면서 3차원화에 특화한 새로운 장비를 내년부터 판매할 예정으로, 캐논도 키옥시아와 15나노 이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나노 임플린트 리소그래피(NIL) 방식 노광장비를 상용화 수준으로 올렸다는 전언이다. 최선단 공정에는 적용하기 어렵겠지만,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낸드 플래시와 10~20나노 공정에서는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은 또다른 주력 산업인 자동차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전장 기업인 덴소는 현지법인인 JAMS에도 10% 가량 지분을 투자하면서 쇄신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현지 TSMC 공장을 중심으로 대만 UMC에서 28나노 수준 전장 반도체를 양산하면서 2025년 5000억엔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반도체 내재화를 통해 전장 산업 필수 요소로 꼽히는 'CASE' 전략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CASE는 커넥티드와 자율주행, 공유와 전동화를 뜻한다. 그동안 일본 자동차 산업이 다소 뒤쳐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발판으로 다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일본 자동차 산업도 모처럼 첨단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덴소의 주요 파트너사인 토요타는 최근 렉서스 커넥트를 론칭하고 NX 등 일부 모델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렉서스 커넥트는 터치 스크린에 최신 차량용 OS를 활용한 커넥티드 기능을 도입한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자율 주행 기능도 2세대 수준을 도입했다. 전동화 모델도 새로 출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 대응에 나섰다.
소니도 JAMS에 20% 가량을 투자하며 주춤했던 제조 분야 역량 강화를 준비 중이다. 현지 TSMC 공장에서 이미지 센서 등 반도체 양산에 나설 계획, 지난 16일 혼다와 합작사 설립을 공식화하며 전장뿐 아니라 전기차 양산 준비까지 현실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 주력하면서 혁신을 주저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라며 "기본적인 기술력이 낮지 않은 만큼 첨단화 노력도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