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2021년 다시영웅...2022년 제복의 영웅들
매년 소수의 참전용사 초청해 옷만 바뀔 뿐....
선양의 기본가치는 전통과 미래다. 군정복 지급해라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가 지난 20일 ‘제복의 영웅들’이란 프로젝트명으로 공개한 한국전쟁(6.25) 참전용사의 새로운 단체복은 대대적인 홍보에 힘입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이 나오고 있지만, 매년 옷만 바꿔가며 ‘아옹’하는 식의 눈가림일 뿐 선양사업의 본질과거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훈처는 그동안 메트로경제신문에 자문 등을 요청하면서 종전 7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는 단체복이 아닌 참전 당시의 제복을 지급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이번에 공개한 단체복 조차 내년까지 5만여 명의 한국전쟁 참전용사에게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수를 위한 몇벌의 양복이 ‘제복’과 ‘선양’인가
27일 보훈처 관계자는 “(현재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지금 여름 약복인 조끼를 대체하는 디자인을 선보인 것”이라며 “이번에 국민들의 요구와 참전용사들의 요구를 확인했으니 예산이 확정된다면 수요조사를 해봐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최대한 예산을 확보해 모두에게 지급하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보훈처는 지난해 6월 10일에도 이번과 비슷한 행사를 실시한바 있다. 당시에도 한국전쟁 참전용사 9명을 초청해 세련된 정장과 머리모양을 만들어 드리며 ‘다시 영웅(The New Veterans)’이라는 프로젝트명을 붙였다. 올해 단체복 공개행사에는 10명이 초청됐다. 극히 일부 소수의 상징적 행사인 셈이다.
군인 복지문제 등을 다루는 유튜버 캡틴 김상호(육군 대위 전역)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훈처가 일회성으로 대표성 있는 몇분에게 양복과 메이크업만 해드릴 문제가 아니라, 참전 당시의 군 정복을 복원해 한국전쟁 참전용사 모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 및 지상작전연구회(LANDSOC-K)의 한 연구원은 “미 육군은 2019년 정복을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 당시의 제식복장과 유사한 ‘AGSU’로 변경했는데 미군이 가장 강했던 시기를 기억하자는 의도였다”라며 “한국전쟁 당시 위관장교였던 랠프 퍼켓 쥬니어 대령이 이 제복을 지급받고 조 바이던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을 수여받는 모습은 미국 시민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대만(중화민국)도 항일전승행사나 국공내전 관련 보훈행사에는 참전용사들이 참전 당시의 제복을 착용한다. 대한민국과 압도적인 경제력 차이를 보이는 북한도 한국전쟁에 참전한 노병들이 참전 당시 군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양사업 본질, 전통과 미래...시간이 없다
보훈처가 한국전쟁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참전용사들의 명예와 권위를 높여주는 선양사업에 힘을 쏟겠다면, 관례적이고 단발성이었던 이벤트가 아닌 ‘전통과 미래’에 눈을 떠야한다.
보훈처가 시각적인 이벤트 만들기에 발목이 잡혀 다람쥐 챗바퀴만 돌았던 것은 아니다. 이번에 공개된 단체복과 관련해 보훈처의 한 관계자는 본지에 자문을 구하기도 했으며, 차후 세워질 정전70주년 위원회의 자문요청도 내비췄다. 이 관계자는 본지가 보낸 자문자료에 대해 “점진적 단계를 거쳐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참전 당시 지급받지 못했던 군인의 최고의 품격인 정복을 받으실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아버지께서 참전 당시 군 정복을 받고 싶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견을 본지에 보내온 한국전쟁 참전용사 가족들의 꿈은 정전70주년이 되는 2023년에도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고령으로 인해 생전에 미지급 군정복을 받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