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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장병 급식비 인상? 장병에 장은 없구나

장병(將兵)급식인데... 兵만 보인다
간부당직수당 동결에 식비는 더 내라?

문형철 기자 캐리커쳐.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장병(將兵)’을 잘 먹이는 것은 ‘강군(强軍)’을 만드는 첫 걸음이다. 오늘날 국군에서 ‘장(將)’은 사실상 장교와 부사관을 포함하는 간부를 의미한다. 병은 이병에서 병장까지를 의미한다. 그런데 군급식에 있어서 군 수뇌부의 눈에는 ‘병(兵)’만 눈에 들어올뿐 ‘장(將)’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언론과 시민사회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편중된 인식이 자리잡게 된 것은 과거 간부집단이 병들에게 돌아가야 할 주식과 부식으로 빼돌렸던 시절의 기억때문일지 모른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고 현재의 군간부들 대다수는 자신의 몫을 부하에게 나눌지언정 빼돌리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음식 앞에서는 계급의 높고 낮음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도 동물이기에 영양소를 잘 섭취해야하고 맛이라는 감각을 통해 쾌락을 추구해야한다. 힘든 군생활을 이렇게 이겨내는 것이다. 자기가 먹은 식판도 닦아보지 않은 간부들이라고 지적한다면 그 부분도 틀리지 않다. 국군은 식탁문화 자체가 쓸데없이 권위적이고, 비합리적인 면도 있다.

 

국방부는 지난 1일 장병의 일일 급식비를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장병들 밥상이 풍성해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급여는 그대로인데 밥값부담이 늘어나는 간부들의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일이다.

 

병들은 책정된 급식비용으로 식사를 배급 받으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하사 이상 간부들은 병 급식을 사먹어야 한다. 급여는 오르지 않는데 지불해야 하는 식비는 오르게 된다. 당직근무에 투입되면 병들의 급양을 감독해야 한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병식을 사서 먹어야 한다. 자기 돈을 내고 업무를 봐야하는 이상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민간에서도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식비를 자기 돈으로 부담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회사가 노동자에게 24시간 상황근무를 시키면서 식사를 사내식당 한정하고 밥값을 올려받으면 노동쟁의가 일어날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군인에게는 노동삼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현행 군간부들의 당직근무수당은 평일 1만원, 휴일 2만원이다. 당직근무수당보다 밥값이 많아진다. 이런 문제는 최근 당직근무 투입 여부로 논란이 일고 있는 군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병 급식을 먹지않아도 일부 부대에서는 간부와 군무원에게 병 급식비를 공제한다고 하니 앞으로 급식비 인상으로 인한 공제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병 급식비 인상은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선택형 급식체계’의 일환으로, 병의 선호도를 반영해 식단을 짜고 그에 맞춰 식자재를 경쟁 조달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일부 부대에서 제기되어 온 부실급식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병식을 사서먹어야 하는 초급간부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무엇이든 성급하면 탈이 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실의 국방부 이전부터 병 급식비 인상 등 그 취지가 좋다하더라도, 그로 인한 파급문제는 없는지 누군가 역차별을 받거나 소외되지는 않는지 찬찬히 살펴야만 전 정부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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