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테오 지음/신진하 외 2명 옮김/김중섭 감수/㈜모인그룹 열아홉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왕가위의 작품 세계를 톺아보는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왕가위 감독이 비주얼 스타일리스트로 간주되는 탓에 그가 문학적 소양을 갖춘 감독이라는 점이 자주 간과된다고 지적한다.
책은 왕가위 감독 영화의 계보는 현지와 외국의 문학 작품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영화와 문학의 결합이라는 이질적인 만남이 그의 영화를 더욱 풍요롭게 했다고 분석한다. 왕가위 감독의 문학성은 매우 시적인 대사들을 통해 드러난다. 이는 그가 애독했던 라틴 아메리카의 마누엘 푸익이나 훌리오 코르타사르,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홍콩의 김용이나 류이창과 같은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는 나레이션을 통해 각 인물을 내러티브의 당사자로 만드는 독특한 시점을 부여했고, 이를 통해 스토리가 아닌 캐릭터가 끌고 가는 영화세계를 구축했다. 왕가위 감독만의 생략적이고 간략한 서사 스타일은 단편소설의 패턴에 따라 이야기를 구상하고 쓰는 그만의 방식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그의 영화세계를 더욱 독특하게 만든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왕가위 감독의 독특한 미장센과 스토리텔링을 1990년대 홍콩이라는 시대적 맥락에 비추어 해석한다. 그의 영화는 1997년 중국에 반환되기 이전의 문화적, 정치적 불안을 겪었던 홍콩과 중국 홍콩특구로 이행하는 1997년 이후의 홍콩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다.
'아비정전'과 '해피투게더'는 1997년 이전의 시대적 정신을 드러냈고, '화양연화'와 '2046'은 1997년 이후 불확실한 홍콩의 모습을 묘사했다. 왕가위의 영화 세계에서 홍콩과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로 해석되는 역동적이고 상호보완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세기말 홍콩의 잃어버린 추억에 대한 영화적인 회복을 조명한 책. 388쪽. 2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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