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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역

서울시, 일제가 율곡로로 단절한 창경궁~종묘 90년 만에 연결

하현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이 20일 오전 율곡터널 상부 시점부에서 열린 '창경궁~종묘 연결 복원사업' 현장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율곡로를 만들어 단절된 창경궁과 종묘가 90년 만에 다시 이어졌다.

 

서울시는 일제가 1932년 종묘관통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역사복원사업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통해 시는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을 선형 그대로 복원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의 녹지대로 연결 ▲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 조성을 완료했다. 총 사업비는 1008억원이다.

 

전체 복원 규모가 1만8000㎡인데 비해 사업비가 지나치게 많이 투입됐다는 지적에 시 관계자는 "율곡터널을 새로 만들고, 율곡로를 4차로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고, 복원 구간에 사유지가 있어 토지보상비도 200억정도 들었다"고 해명했다.

 

시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 1008억 중 공사비(궁궐 담장·북신문 복원, 녹지 조성 등)에 743억원, 토지보상비에 190억원, 감리비에 67억원, 설계비에 8억원 등이 투입됐다.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종묘와 사직이 무너진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과거 종묘와 동궐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 있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은 광화문에서 창덕궁 정문 돈화문을 지나 조선총독부의원(서울대학교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 앞을 통과하는 도로를 건설해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고 구름다리(관덕교)를 놓았다.

 

풍수지리상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게 돼 있는 북한산의 주맥을 일제가 끊어버린 것이다. 이에 시는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8000㎡ 규모의 전통 숲을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다시이었다.

 

시는 일제가 없애버린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도 복원했다. 궁궐담장은 원형이 남아 있는 주변 담장형식을 토대로 하고, 1907년 제작된 '동궐도'와 1931년 발간된 '조선고적도' 등 관련 자료를 참고해 최대한 본 모습을 되살렸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복원공사 중 발굴된 기초석에 맞게 지반의 높이를 옛 모습대로 맞추고, 종묘 담장의 석재와 기초석도 20%(4만5000개 돌 중 9000개) 이상 재사용했다. 북신문은 종묘의궤(1706~1741), 승정원일기 등 문헌을 통해 규모와 형태가 가장 유사한 창경궁의 동문인 월근문을 참고해 복원했다고 시는 덧붙였다.

 

이날 시에 따르면,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2010년 11월 시작해 2022년 6월에 완료됐다. 약 12년 만에 사업이 완료된 이유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에서 '옛날이랑 똑같이 복원해 놓으라'고 해서 협의하는데 오랜 시간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재명 문화재수리기술자는 "문화재는 원래 자리에 복원하는 게 제일 좋은 거다. 원지형을 찾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처음에 설계할 때는 지하를 파 보지 않아서 담장의 위치를 몰랐다. 그런데 돈화문쪽에서 담장이 당초 지반보다 3m 밑에서 발견돼 설계를 다시 했다. 북신문도 그 자리와 규모가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문화재위원회에서 심의를 하는 등 고증하면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잘못 복원되면 후손들이 '우리 조상들이 형편없이 해놨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돼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오래 걸리긴 했지만 역사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시는 돈화문 앞에서 창경궁 내부를 지나 원남동사거리까지 총 340m 길이의 궁궐담장길도 조성했다. 친환경 황토 콘크리트로 포장된 이 길은 조선시대엔 없었지만, 금번 역사복원사업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졌다. 다만, 당분간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현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종묘는 예약을 통한 시간제 관람이고, 창경궁은 티켓을 끊고 상시 관람할 수 있는 방식이라 통합 관람체계로 재편이 필요하다"면서 "또 궁궐 담장길에 매표소를 설치·운영하기 위한 인력과 보안설비를 갖춰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어 지금 당장은 자유로운 출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명 문화재수리기술자는 "문화재위원들이 '종묘를 뒤(후문)로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문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반대해 협의가 길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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