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탄화규소(실리콘카바이드, SiC) 반도체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며 투자를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온세미는 부천시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해 SiC 전력반도체 연구 및 개발 설비를 조성하기로 했다.
SiC 반도체는 실리콘이 아닌 탄화규소로 만든 웨이퍼로 만드는 반도체다. 실리콘 반도체 대비 작으면서도 내구성과 효율이 높고 전기자동차와 IoT, 차세대 통신 등에 확대되는 직류 전원 변환에도 유리해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는 8인치 파운드리 라인에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시장 규모는 10억7000만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로,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2026년에는 39억40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SiC 반도체 기술력은 걸음마 단계다. 인피니언과 울프스피드 등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시작했지만, 2020년 SK실트론이 미국 듀퐁사의 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면서야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5월에서야 SiC 반도체 육성을 국책사업으로 선정했다.
다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국내 업체들이 올 들어 실제 자동차 산업에 주로 쓰이는 1200V 모스펫 제품을 상용화하기 시작했으며, SK실트론도 올해 말부터는 6인치 SiC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2024년부터는 8인치 SiC 웨이퍼 양산에 돌입하며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반도체 장비와 파운드리 업계도 SiC 반도체 생산 시설을 늘리는 분위기다.
대기업이 투자에 앞장선 영향이 크다. LX세미콘은 지난해 12월 LG이노텍의 SiC 반도체 소자 설비와 특허 자산을 인수하며 SiC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했다. SK는 지난 5월 SiC 전력 반도체 업체 예스파워테크닉스를 1200억원에 인수하며 수직 계열화에 나섰다.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도 충북 음성 공장에서 SiC 전력 반도체 생산을 준비 중이다. 현대모비스도 내부 조직을 강화하면서 SiC 반도체 양산에 뛰어들 조짐이다. 내년에 새로 세울 현대차 전기차 공장은 든든한 수요를 만들어줄 전망이다.
업계 리더인 온세미의 투자도 국내 SiC 반도체 생태계를 크게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직접적인 고용만 500여명, 국내에서 장비 등을 조달할 예정이어서 수천억원 규모 경제 유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해외 반도체 장비 업계도 국내 시장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이 국내에 대규모 R&D 센터와 생산 기지를 조성하겠다고 앞다퉈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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