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운드리가 7나노 벽을 뚫었다. 메모리 부문에서도 이미 자생력을 높이는 상황으로 한국 반도체는 시장 침체에 칩4 압박 등 악재만 이어지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24일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기에서 중국 SMIC가 7나노 공정에서 양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도체가 확인됐다.
7나노는 중국이 양산한 반도체 중 가장 수준 높은 것이다. ASML의 최첨단 장비인 EUV를 쓰지 않으면 양산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중국은 2020년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제재를 받아 EUV 등 고성능 장비를 도입하지 못한 탓에 14나노에서 10나노 수준 양산에 머물러 있었다.
일각에서는 SMIC가 7나노를 양산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실제 양산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이 미국 제재 이후에도 반도체 기술력을 크게 제고했다는 데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국제반도체재료장비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이후에도 반도체 장비 수입 규모 1위를 지킬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합산 10.2%로 삼성전자(16.3%)를 따라잡고 있다.
중국이 악재 속에서도 반도체 기술을 제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거대한 시장 규모가 있다. 중국은 스마트폰 뿐 아니라 가전과 자동차 등에서 가장 큰 시장을 토대로 가장 큰 반도체 수요를 갖고 있다. 여기에 정부까지 막대한 보조금을 더하면서 수익성이 필수적인 반도체 양산 능력을 높이는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이미 추격이 가시화됐다. YMTC가 128단 낸드를 양산하고 애플에서 테스트까지 받았다고 알려졌다. 올해 말에는 한단계 높은 제품 양산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 창신메모리도 1x 수준 DDR4 D램을 양산 중이다. 아직 점유율이 미미하긴 하지만, 현지 시장에서는 도입을 늘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제재를 더 가속화하고 있다. EUV의 전단계 장비인 심자외선(DUV) 장비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나섰다. DUV는 파장이 198나노 수준으로 EUV보다 훨씬 크긴 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10나노 이상 반도체나 낸드 등에서 사용 되고 있다.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니콘 등이 만들고 있는데, 미국이 중국 수출을 막기 위해 양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미국은 '칩4'를 구축하며 중국 반도체를 고립시키겠다는 의지다. 칩4는 미국과 일본, 대만과 한국 등 반도체 기술력이 높은 4개국간 반도체 공급망 동맹으로,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을 배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난감하다. 이미 중국 곳곳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데다가, 한중간 외교전이 발발한다면 '사드 사태'와 같이 자칫 주요 공급처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한국의 칩4 참여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렇다고 칩4에 참여하지 않으면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일본 장비 업계와 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이 다음달까지 참여 여부를 결정할 '데드라인'을 제시한 가운데, 정부는 오히려 역제안을 통해 칩4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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