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투적 사고로 가득찬 육군... 장병들의 불편만 증대
육군의 사상은 전투불편주의다. 입으로는 '실전같은 훈련', '훈련 또 훈련'이지만 현실은 전투에 최적화된 합리적이고 실용적 사상과는 너무나 멀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육군을 뒤집어 '곤뇽'이라부른다. 덩치만 큰 전설 속의 멸종된 동물. 그것이 육군의 미래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육군은 윤석열 정부의 '안보'와 '훈련강화' 기조에 맞춰 여느 때보다 장병들의 훈련 모습을 적극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코로나19 방역통제 및 지원', '남북평화기조 강화' 등으로 훈련과 군기를 약화시켰다는 평을 받는 문재인 정부의 색깔을 지우고 싶어서일까. 왜 그 때는 침묵하다가 지금은 요란할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육군은 6사단 소부대전투기술 경영대회 모습을 22일 사회관계망(SNS)에 올렸다. 마일즈 장비를 갖추고 훈련장을 뛰어다니는 장병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함께 교차한다. 이들이 입고 쓰는 보급품들이 엉망이라서….
땀을 빨리 흡수하고 건조되는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컴뱃셔츠는 방탄복이나 전투조끼를 착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온열피로를 크게 줄여주는 전투피복이다. 전투피복인데 컴뱃셔츠에 부착되는 계급장과 명찰 등 표지장의 부착은 비전술적이다. 미 해병대를 비롯해 유럽선진 강국들은 계급, 혈액형, 이름, 나토표준 계급 등을 통합한 '통합형 표지장'을 제정해 컴뱃셔츠와 방탄복, 방탄헬멧 등에 붙였다 뗄 수 있게 하고 있다. 부착 위치에 따른 피아식별 기능도 겸해 매우 실전적이다.
반면, 육군은 조악하다. 자문위원들이 자문을 귓등으로 들었나. 육군의 컴뱃셔츠 부착물 규정은 왼쪽 팔 위에서부터 아래로 큼지막한 모자용 계급장, 명찰, 자격기장을 비롯한 기타 표지장을 부착한다. 오른팔에는 태극기와 부대표지를 부착한다. 국군이 사용하는 부착물 벨크로(일명 찍찍이)는 미군이나 선진국에서처럼 탄성과 접착성이 높은 벨크로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물질은 벨크로에 쉽게 들러붙지만 표지장 등은 잘 떨어지는 편이다. 낱개 단위 하나 하나를 기존 전투복에서 떼서 부착하는 것도 아니다. 전투복의 표지장 대부분은 '오버로크'라 불리는 기계식 박음질로 견고히 부착돼 있다.
전투에 불편하고 불친절한 복제규정이다. 전투복은 그나마 가벼우니 참아 보자. 전투원의 가장 핵심 무기는 소총이다. '워리어플랫폼'의 일환으로 소총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각종 광학장비와 이를 총에 부착하게 해주는 피카티니 레일이 육군에 보급되고 있다. 그런데, 전투장비가 아닌 근력훈련장비로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총기전문가인 홍희범 월간플래툰 편집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육군의 막무가내식 광학장비 운용을 통렬히 비판했다. 조준경과 야시경을 같이 다는 방식은 외국에선 오래 전에 모습을 감춘 것인데 거기에 실효성이 부족할 확대경을 부착하고, 표적지시기까지 부착한 것이 무슨 효용이냐는 지적이었다. 주간에 벌어진 마일즈 훈련에 야간투시장비를 총에 부착한 것도 촌극이지만, 무엇보다 총기에 표적지기가 부착됐을 경우 야간투시장비는 헬멧에 부착돼야 한다.
탄피받이까지 총에단 장병의 팔을 보니 헬스트레이너가 떠오른다. 사실 기자는 2년 전 육군의 모처에서 이러한 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은 적 있다. 그 설마가 현실이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전투에 불친절한 육군, 육군이 맞이할 미래는 공룡처럼 멸종이 아닐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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