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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월급을 적게 주면 벌어지는 일

지난달 말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친구와 초단기 강릉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2박3일간 맛집 도장깨기를 할 예정이었는데 1박2일로 일정이 변경됐다. 마지막날 스케줄이 꼬였기 때문이다. 식도락 전문 유튜버가 추천하는 곳에서 저녁 식사로 쫄깃하고 고소한 도다리와 광어회 한 접시를 둘이서 배불리 먹고 야식으로는 뭘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한 친구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알바생이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내일 가게에 못 나가게 됐다고 전날 저녁 8시에 통보해 다급하게 집에 가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녀는 코레일톡 애플리케이션으로 당일 밤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는 기차표를 예매하며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했다. 필자는 아무리 알바라고 해도 그렇지 이렇게 무책임하게 구는 경우가 어딨느냐며 전화해서 한마디 하라고 했다. 친구는 전에 펑크를 낸 알바생이 있어 화를 냈더니 "아, 그럼 관둘게요"하고 문을 박차고 나가 새로운 사람을 구할 때까지 개고생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최저임금을 주면서 책임감을 기대하면 안 되는 거더라고. 요새는 수입이 짭짤한 배달 라이더나 비대면 알바를 선호해서 사람 구하기도 힘들어. 걸핏하면 빵꾸 내는데 뭐 어쩌겠어. 돈을 조금 줘서 그런가 보다 하지"라고 말했다. 필자는 친구의 자기객관화를 통한 멘탈 관리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바로 이것이 월급을 적게 주는 사장의 바람직한 마인드구나! '준 만큼만 시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명제지만 안 지키는 사장이 꽤 많은가 보다.

 

"돈을 많이 주면 지금처럼 아무도 안 한다 하겠냐고", "배달 라이더들이 더 늘어나서 좆소(중소기업을 남자 성기에 빗대 비하하는 말)가 인력 부족 한번 겪어봐야 사람 고마운 줄 알지", "돈 줄 능력 없으면 장사 접어", "원하는 게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놔"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 상승을 기대했던 자영업 사장들과 중소기업이 인력난에 허덕인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보인 반응들이다.

 

'잃어버린 20년'을 통해 저임금이 낮은 생산성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달은 이웃 나라 일본은 역대 최대 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예고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2일 작년 3.1%에 이어 올해 3.3% 인상을 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7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대비 0.2%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노조는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생활임금 노동자증언대회를 열고 물가 인상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며 서울형 생활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동행 특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가 올해 생활임금을 얼마나 올릴지 궁금할 따름이다. 참고로 작년 서울시는 생활임금 시급을 고작 64원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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