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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깜깜한 반도체 시장, 그래도 희망은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삼성전자

"역대 최고 실적을 축하하는 자리가 돼야 하지만 어려운 말씀을 많이 드린다." SK하이닉스 노종원 사장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급격이 악화하면서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기는 어렵게 됐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가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19로 2년여간 '슈퍼사이클'에 버금가는 호황을 누렸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수요 감소가 본격화하고 이런 현상이 내년 이후로까지 장기화될 우려가 나오면서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사진=SK하이닉스]

◆ 메모리 '다운 사이클'로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다운사이클 공포는 회계 기준이 한 발 빠른 미국에서 시작됐다. 마이크론이 3~5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도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를 시장 기대치보다도 20% 이상 낮은 수준으로 예상했다. 수요 감소가 본격화했다는게 이유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결국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면서도 하반기부터는 지속하기 힘들 것으로 못박았다. 마이크론과 같이 장기적인 비관론을 꺼내들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3분기에는 시장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메모리 수요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침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언택트' 시대를 마무리한 IT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금융 시장도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봉쇄 장기화까지 겹쳤다.

 

당장 메모리 업계 주요 수요인 스마트폰 시장이 처참한 판매량을 보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5월에는 1억대도 무너졌다. 중국 시장은 전년 동기보다 14.2%나 감소하며 2012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로 성장세가 크게 꺾인 상황에서 업계는 보급형 확대와 가격 동결 등으로 대응하며 시장을 유지해왔지만,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하반기부터는 그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버업계도 재고 조정을 본격화했다. 엔데믹과 경기 침체로 실적이 크게 하락하면서 구조조정은 물론 투자까지 축소하기 시작한 것.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재고 수준을 크게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메모리 가격은 또다시 빠르게 하락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7월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로 전달 대비 14%나 주저앉았다. 상반기 예상보다 낮은 하락세로 안착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큰폭의 하락세로 10% 이상 하락세를 내다봤던 업계 예상에 부합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모처럼 오랜 상승세를 지속했던 낸드플래시 역시 MLC 128Gb 기준 고정 거래가격이 전달보다 3.75% 낮은 4.49달러로 2개월 연속 하락을 지속했다.

 

메모리 다운사이클 장기화 전망도 이어졌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수요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증가율)가 8.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D램 수요 비트 그로스가 1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역사적으로 처음이다. 반면 공급 비트그로스는 14.1%로 견조할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 공급 과잉이 심해진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D램 가격 하락도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2(Unfold Your World) 초대장/삼성전자

◆예상 또 빗나갈까

 

그러나 부정적인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증권가 등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시장 침체를 점쳤지만, 정작 반도체 업계에서는 다소 과도한 우려라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수요 비트그로스가 전분기 대비 10%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향의 경우 오히려 더 증가할 수 있다는 희망도 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서버 업계 수요 감소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대는 하반기 시장 개선 기대감에서 나왔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는 가운데, 중국이 봉쇄를 해제하면서 다시 소비재 수요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버 업계 역시 재고를 조정하면서도 인공지능을 비롯한 빅데이터 수요에 대응해야하는 만큼 투자를 축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업계 전망을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는 더 정확해진 수요 예측 능력 덕분이다. 반도체 업계는 이미 2019년 이후 '역대급' 다운사이클 전망속에서도 투자를 지속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3개월에서 6개월 수준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실적 하락보다는 불확실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업계 특성상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 공급하기는 어렵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차이를 줄인 덕분에 시장 사이클 폭도 크게 줄었다"며 "과거와 같이 차이가 큰 슈퍼 사이클이나 다운사이클은 발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24Gbps GDDR6 D램'을 개발했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시장도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대만 TSMC가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부문 역대 최대 실적, 3나노 2세대 GAA 고객을 확보하는 등 미래 준비까지 마치면서 2025년에는 자체 투자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투자 계획을 보류하면서도, 키파운드리 인수를 마무리하는 등 비메모리 분야에는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비메모리 공급 안정화는 메모리 시장에도 긍정적이다. 한동안 공급난으로 주춤했던 IT와 자동차 등 생산이 다시 늘어나면서 메모리 수요도 다시 늘어날 수 있어서다. 공급망이 회복되면서 가격 안정화에 따른 소비재 시장 안착 가능성도 있다.

 

호재도 남아 있다. 인텔이 하반기에 처음으로 DDR5를 지원하는 13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수차례 연기 끝에 출시가 확실시되고 있다. 서버업계도 모처럼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에 나설 전망. DDR5 D램이 가격도 훨씬 비싼 만큼, 메모리 업계에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아울러 엔비디아와 AMD 등 그래픽 카드 업계도 이르면 하반기 차세대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GDDR6 수요 증가도 이어질 수 있다. 연말 월드컵도 무시하기 어려운 대형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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