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4일, 한국에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통화했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한미동맹 중요성 및 발전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민감한 현안인 중국 인권 문제나 반도체 동맹인 '칩(chip) 4'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 온 것을 높이 평가했으며, 한미 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과 미 의회 대표단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미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보도자료에서는 윤 대통령이 다음 미국 방문 계기에 펠로시 의장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갖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추후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대한다'는 취지로 화답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같은 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는 "오후 약 2시 30분부터 한 40분에 걸쳐서 펠로시 하원의장, 배석한 하원의원 5명,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 등 1+6 형식의 전화회담이 있었다"고 전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미측에서는 펠로시 하원의장을 포함, 그레고리 믹스 하원외교위원장, 마크 다카노 하원재향군인위원장, 수전 델베네 하원세입세출부위원장,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하원정보위원, 앤디 김 하원의원, 주한미대사 등 6명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과 미측 하원의원들 통화에서는 외교·국방·기술협력·청년·여성·기후변화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일대일 현안별 토론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약속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앞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국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한미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성이 있지만 특히 도덕적으로 볼 때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워싱턴 한미 추모의 벽 제막식이 거행됐듯이 그동안 수십 년에 걸쳐서 수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을 양국이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가야 될 의무가 있다"며 "앞으로도 한미 간에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함께 가꿔나가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단이 이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일정을 언급하며 "이번 방문이 한미 간에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시아 순방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원했다.
윤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 배석한 미 연방하원 의원단에 "각 지역구에서 우리 코리안 아메리칸 한인들에게 각별히 배려해달라"는 당부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칩4 동맹 관련 이야기는 오가지 않은 사실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단 간) 통화에서 (반도체 동맹과 관련) 거론한 적이 없다. 최근 미국 의회 관계자들은 미 의회에서 통과한 반도체 관련 법안이 한국에도 혜택이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칩4 동맹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것이고, 반도체 협의 정도로 표현하겠다"며 "어떤 의제에 대해 어떤 협의체를 통해 협력 방안을 이야기할 것인지 정해진 게 없다. 미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대만 등 세계 최고 역량 국가와 선의의 경쟁을 하고 혼자 구상하는 것보다 서로 알고 교환하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게 반도체 산업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 협의와 관련 "중국과는 맞춤형 공급망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며 "미국과 미국 주변국 협의체에 참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차차 논의할 것이다. 누가 누굴 배제하는 반도체 동맹은 아니다"라는 설명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단 간 대면 만남이 아닌 전화 통화가 성사된 배경에 대해 "중국을 의식해서가 아니다"라고 했다. 사전에 미측에서 연락왔고, 윤 대통령의 지역 휴가 계획을 확정한 가운데 서울에서 만나기 힘들 것으로 판단돼 2주 전 양해가 구해진 상황에 따른 설명과 함께 나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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