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건강해야 장수한다"는 옛 어른들의 경험적인 말이 사실로 밝혀졌다.
우리 몸은 30조~6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루에 약 3000억개, 1초당 380만개의 세포가 끊임없이 교체되고 있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닌 것이다.
연구진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매일 교체되는 세포의 86%는 혈액 세포(적혈,백혈구)였으며 장 상피세포가 12%로 그 뒤를 이었고, 몸을 덮고 있는 피부세포는 1.1%에 불과했다. 나머지 세포들은 다 합쳐도 1%미만이었다.
인체 세포의 질량은 몸 전체의 66%정도다. 몸무게 50㎏인 여성인 경우 33㎏은 세포의 무게이고 나머지는 세포 밖의 체액과 고형물이라고 할 수 있다.
몸속의 미생물은 대부분 장내에 번식하고 있는데 미생물의 수는 약 100조 마리나 되며 무게로 환산하면 대략 2㎏정도다. 이러한 체내 미생물의 약80%는 대장과 소장에 존재하며 나머지 20%는 피부, 입, 생식기 등에 존재한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속 세포의 중요한 동반자로서 기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진화해 왔으며, 외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다.
장내 미생물은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훈련시켜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식품을 섭취하면 외부 항원이 장 점막을 통해 유입되고 주로 장 점막 외층에 분포하는 장내 미생물이 식품에 포함된 미생물에 대하여 일차 방어기능을 담당하면서 신속하고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은 인간의 면역 시스템과 지속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면역체계를 더욱 강화한다.
한편,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은 전분과 같은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열량을 공급하고 비타민, 엽산,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 등 필수영양소를 공급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 발현 스위치 역할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기도 한다. 부모에게 나쁜 유전자를 물려 받았더라도 내 몸에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많거나 유기한 식품을 섭취한다면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지지 않아 발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균(유산균,고초균, 비피더스균 등), 해로운 물질을 생성하는 유해균(식중독균, 병원성 대장균, 웰치균 등),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는 중간균(박테리아균, 무독주 대장균, 연쇄구균 등)이다.
하지만 유익균만 많다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최적의 면역력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유해균은 신체에 염증을 일으키는 인자로 작용하지만 우리 몸은 그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유해균이 침투하면 저항성을 갖게 된다. 즉, 유해균이 어느 정도 있어야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면역이 높아지는 원리다.
인체가 가장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유익균 25%, 유해균 15%, 중간균 60%의 비율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렇게 균형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장내 미생물 집단을 '장내 미생물총'(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게놈(genome)의 합성어로, 인간, 동·식물, 토양, 바다, 대기 등 거의 모든 환경에서 서식하거나 공존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 전체를 포함하는 미생물 군집을 말한다.
최근에는 식물마이크로바이옴, 동물마이크로바이옴, 환경마이크로바이옴, 인체마이크로바이옴, 장내마이크로바이옴, 피부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인체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인체마이크로바이옴 중에서도 장내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총이 균형을 잘 이룬 상태에서는 중간균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가 유익균이 많아지면 유익균처럼 행동하고 유해균이 증가하면 유해균 역할을 한다.
장내 미생물총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유익균이 풍부하게 함유된 발효식품을 주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은 100세에 이삭을 낳았고 175년을 살았으며 소의 엉킨 젖(치즈)과 양의 젖을 먹었다고 하였다. /연윤열 숭의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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