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필기구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문구 브랜드가 있다. 1960년 회화구류를 생산하는 광신화학공업으로 시작해 다양한 필기구를 출시하고 있는 '모나미'다.
1963년 5월 1일 선보인 '모나미 153'은 국내 최초의 볼펜으로 반세기가 지난 현재까지도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거듭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초의 볼펜이 국민 볼펜으로 자리매김
모나미의 시그니처 제품인 '모나미 153 볼펜'의 시작은 모나미의 창업주인 송삼석 회장의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1962년 국내에서 열린 한 국제산업박람회에 참석한 송 회장은 잉크를 찍어 쓰지 않고 사용하는 신기한 필기구를 보았고, 국내 필기구의 단점을 보완할 만한 제품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후 잉크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착오, 여러 차례의 실패 끝에 1963년 5월 1일, 유성볼펜 모나미 153을 탄생시켰다. 5개의 부품으로 디자인된 153 볼펜은 언제 어디서나 메모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잉크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펜이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국민상품 반열에 올랐다.
모나미 153이 등장하기 이전인 1960년대 우리나라는 잉크를 찍어 쓰는 만년필 타입의 필기구를 주로 사용했다. 잉크를 엎지르기라도 하면 애써 필기한 부분을 망치는 일이 비일비재 했고 은행에서도 통장에 잉크를 엎지르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휴대하기도 어려웠다. 때문에 모나미 153의 출시는 획기적이었다. 당시의 현대화, 산업화 추세와 맞물려 대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영업사원들은 기업과 관공서를 돌며 153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 제품 홍보에 힘썼고, 그 노력의 결과 모나미 153을 기반으로 볼펜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갓성비' 국민 볼펜의 간결한 구조
모나미 153 볼펜은 꼭 필요한 부품으로만 구성된 간결한 디자인과 뛰어난 가성비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국민 볼펜으로 자리 잡았다. 육각 형태의 바디(볼펜 축), 헤드(선 축), 노크, 스프링, 볼펜심 총 5개의 꼭 필요한 부품으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이며, 제품의 육각 형태는 잘 구르지 않고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안됐다.
'153'에서 앞의 '15'는 15원(1963년 출시 당시 서울 시내버스 요금 및 신문 한 부 가격에 상응)이라는 뜻이고, '3'은 모나미가 만든 세 번째 제품이라는 뜻이다. 153 볼펜은 현재까지도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300원)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 평균 20만 자루를 생산하고 있다. 자루당 길이 14.5cm인 153 볼펜의 1년 생산량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자그마치 서울에서 뉴욕(직선거리 약 1100km)까지 갈 수 있는 길이가 된다.
◆고급화·컬래버…시장 변화에 맞춰 변신
문구 시장에서 소비자의 니즈가 다변화되면서 모나미도 변화를 거듭했다. 고급화와 컬래버레이션 등 변신을 시도하며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모나미의 고급화 전략은 지난 2014년 153 볼펜 출시 50주년을 맞아 한정판으로 선보인 '모나미 153 리미티드' 제품에서 시작됐다. 153 리미티드 제품은 모나미를 상징하는 육각 모양의 국민 볼펜 153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면서 메탈 바디와 고급 리필심을 적용해 사양을 높였다. 당시 2만원의 가격대로 1만개 한정 출시한 해당 제품은 1시간 만에 품절되었고, 중고시장에서 수십 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가 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성공적인 고급화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모나미는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화하며 ▲153 아이디 ▲153 리스펙트 ▲153 네오 ▲153 블랙 앤 화이트 ▲153 골드 ▲153 블라썸 ▲153 네이처 등 기존의 153 볼펜 디자인은 유지하되 MZ세대 취향에 맞는 다채로운 컬러와 디자인을 적용한 153 볼펜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며 다시 한번 필기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또한 모나미는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며 일명 '콜라보 장인'으로서 대세를 입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버랜드 푸바오, 반스 풋웨어 컬렉션과 협업 제품을 출시하는 등 이종 산업 브랜드와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제품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하고 재미를 더하며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모나미는 의미 있는 제품의 출시와 기부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광복절을 기념하는 스페셜 에디션 '153 ID 8.15'를 출시한 바 있다.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기리고자 기획된 제품으로,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위인들의 숭고한 뜻을 담고자 했다. 이전에도 독립운동가 안중근·이육사의 정신을 담은 '153 ID 시리즈' 및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153 한국의 그림', 'FX ZETA 한국을 담다' 제품을 선보이는 등 나라사랑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모나미는 문구업계 리딩 브랜드로서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으며 소비자들의 일상을 함께 해왔다"며 "반세기를 넘어 100년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고 가치 있는 제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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