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국방장관, 당신은 탑건이 아니다.

이종섭 국방장관, 탑건 대사 인용...현실을 보시길...

문형철 기자 캐리커쳐.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예비군과 군사문화컬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연습 2일차인 23일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CP-TANGO)를 찾았다. 이 장관이 이날 인용한 격려문구는 자기모순적 발언이라고 생각된다.

 

이날 그는 영화 탑건에서 매버릭 대령(탐 크루즈)가 남긴 ‘ It′s not the plane. It′s the pilot’라는 말을 인용했다. 비행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조종사가 중요하다는 뜻인데 이 장관은 여기에 “첨단무기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지휘관, 참모, 장병 등 사람이 전쟁 승패에 결정적”이라고 첨언했다.

 

그가 인용한 영화 대사와 첨언에 공감이 가면서도 자기모순적 발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군은 사람을 중요시하지 않으면서, 비현실적 과학기술강군담론과 거대한 무기체계 우선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의 발언은 제2차 세계대전 구일본군 수뇌부가 열악한 군수지원능력과 인명경시 풍조를 ‘일본군은 정신력이 강하고 영·미의 군인은 개인주의에 빠져 약하다’라는 말로 자위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군기확립과 함께 정신전력을 강조해 왔다. 군인이 위기의 순간에도 흐트러짐 없이 질서있게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군기와 정신력이 평시부터 확립돼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크게 공감이 되지만, 그것이 ‘몸으로 떼워라’식의 발상이라면 매우 곤란해진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병급여 200만원 인상을 내걸었지만, 임기 내 단계적 인상으로 뒷걸음 쳤다. 짝퉁 보급품에 대한 근절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고품질의 보급품을 지급하겠다는 정부 당국의 주장에 신뢰가 갈 턱이 없다. 2025년이 되면 병 수급인원이 편제인원 수보다 수만명 부족해지는 상황이 닥쳐온다. 육군 기준으로 병 의무복무기간은 18개월로 줄어들어 숙련병을 확보는 어렵다. 병의 전투력이 약해졌다면, 간부의 능력으로 공백을 매워야 하는데 전문화 시켜야할 초급장교의 의무복무 기간을 줄이겠다고 한다.

 

갈 수록 저조해지는 장교후보생 지원율은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미래전쟁에 대비해야 할 전문가인 장교를 인원수 채워넣기 식으로 어설픈 유인책을 던져 끌어 모으겠다는 것은 과거 일본군과 다를바 없어 보인다. 국군의 징병률은 90%대로 제2차 세계대전 후기의 구일본군보다 높다.

 

당시 일본군은 병역부여에 유예를 두던 신체적 약자에서부터 고급인재인 대학생까지 전선에 투입시켰다. 대학생들은 전사율이 높던 일선 지휘자로 내보내졌지만, 장교 교육기간은 짧아지고 교육의 질은 낮아졌다. 군의 ‘약병화(弱兵化)’ 현상은 심각해졌다.

 

지난달 1일부터 약 50일 정도의 기간 동안 장교 2명, 부사관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군에서는 편법적인 병력운용에 반발한 군간부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단위부대에 해당하는 군함은 늘리면서도 병력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하니 장병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정신전력 핑계로 사람을 갈아 넣으려 하지마라. 우수하고 고귀한 인재를 아끼며 잘 활용할 방법을 먼저 생각해라. 과학기술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 싸우고 있는 전투원(사람)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