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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수교30주년, 중국과의 관계 새로 정립해야

윤휘종 정치, 유통라이프부장

8월 24일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수교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 세대에 걸친 중국과의 우정을 축하하는 분위기보다 우려와 걱정 섞인 목소리가 더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가 여러 군데에서 금이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차제에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다시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992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우리나라와 중국은 6·25 한국전쟁의 나쁜 감정을 잊고 빠르게 가까워졌다. 무엇보다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기업인들이었다.

 

우리 기업들은 사회주의 국가였던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자 앞다퉈 현지에 진출했고, 현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저임금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분위기는 '영원한 우방'으로 생각되던 미국보다 중국이 더 가까운 나라가 되는 게 아니냐고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과의 수교 30년이 지난 지금의 중국은 90년대의 중국과는 180도 달라졌다. 등소평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 이후 중국은 각종 분야에서 '굴기'를 선언하며, 예전의 중국이 아니라는 모습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어느새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패권을 다투는 제2의 강대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찌보면, 중국의 도광양회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중국은 공산당 주도의 계획경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자본주의 국가들의 기업활동에 여러 족쇄를 채워왔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과거 우리나라와 서방 국가들을 베끼던 수준에서, 이제는 독자적인 자생력을 갖추고 우리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게임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 업체들의 게임을 불법복제하다가 아예 한국 업체 자체를 사들여 기술을 빼갔다. 중국 정부는 게임 판매 허가권(판호)을 통제함으로써 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방해했다. 그러면서 자국의 게임산업을 키워 이제는 중국 업체들이 우리 게임업체들을 앞서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굴기를 시도해 성공했다. 심지어 IT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5G기술에서는 더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그 와중에 지난 30년간 중국에 진출했다가 쓴 맛을 본 기업들이 속출했다. 우리 대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SK는 한 때 중국을 '제2의 한국'으로 만들겠다며 현지진출을 시도했지만 이제는 중국 사업에서 손을 뗐으며, 유통대기업 롯데는 2016년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을 핑계로 불매운동이 벌어져 결국 현지 매장을 철수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중국의 '굴기'는 눈에 띈다. 이제는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툰다는 자부심이 확산됐고,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이들 사이에선 '애국'이 거대한 화두가 돼 중국 중심으로 세계를 보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아무리 인기가 많은 연예인들이어도 대만·홍콩을 지지하거나 신장위구르·티벳 등의 독립을 거론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중국 정부의 검열과 규제를 받아 더 이상 일반인의 눈에 띄지 않게 되는 사례를 빈번하게 목격할 정도다.

 

지금은 반도체 동맹인 '칩4'로 중국과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 기술굴기의 '화룡점정'격인 반도체 굴기를 이루기 위한 중국과, 이를 저지하기 위해 '칩4'동맹을 제안한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봐야겠지만 장기적인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칩4'에 대한 판단을 현명하게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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