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회비는 원하는데 사진은 美 육군?
이재명 의원, 경기도, 언론계열사도 사용해
국군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부족...군인들에 상처
대한적십자사는 ‘고마워요 우리 국군!’는 제목의 사업 홍보물을 홈페이지 상단에 크게 올렸지만, 정작 군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국방부는 1953년부터 군인들의 급여에서 적십자회비(군인회비·2015년 폐지)를 원천징수했고,헌혈 등을 강권할 정도로 대한적십자사에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 왔다.
25일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의 해당 홍보물을 접한 익명의 부사관은 메트로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국군을 이야기하면서 미 육군 전투복(ACU)을 입은 모델이 등장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군과 군인을 우롱하는 짓”이라며 “차라리 ‘Thank you U.S ARMY’라고 쓰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의 장교는 “군복의 품격이 떨어진 대한민국 사회에서 넘쳐나는 일이다. 군복입은 죄인이라는 자조적 말이 나오는데 무엇을 따지겠냐”면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을 묘사할 때는 품격 높은 고증을 하지만 정작 군인은 대충 표현하는 나라다. 정치권과 정부 당국도 그런데 (대한적십자사만) 비난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가 사용한 미 육군 전투복에 태극기를 부착한 이미지는 이재명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국방위원회)이 경기도지사로 지내면서 추진한 ‘군복무 경기청년 상해보험’의 홍보물에도 사용된바 있다. 2019년 경기도는 해당 이미지를 군인들의 왕래가 잦은 서울 동부터미널의 버스플랫폼마다 부착했다. 뿐만 아니라 국방일보에도 해당 정책 광고를 올렸는데, 여기에는 국군이 아닌 태국군 복장을 한 모델 사진을 사용했다.
당시 경기도측은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본지에 밝혔지만, 이 의원이 대선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건 ‘선택적 모병제’의 홍보물에 또 다시 등장했다.
당시 이를 접한 군인들 중에는 “국방을 우리가 아닌 그들(미군)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도 더불어민주당처럼 군인들에게 실례를 범하긴 마찬가지였다. 2017년 10월 1일 67주년국군의날을 축하하면서 자유한국당은 페이스북에 덴마크군의 발 사진을 크게 올렸다.19대 대선후보로 나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방력 강화를 정책으로 내걸면서 러시아 해군의 흑해함대 사진을 사용하는 촌극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가 이번에 사용을 해 군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이미지는 병역특례사업장으로 바꿔주겠다는 경제신문 계열사의 광고에도 등장했다. 잘못된 국군에 대한 이미지가 바이러스처럼 급격하게 증식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수차례 대한적십자사에 질의를 보냈지만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해당 실무자에게 상황을 물어보고 답변하겠다”는 답변만 남겼을 뿐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군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자국군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는 선진국에서는 있을 없는 국격손상행위를 막기위한 정부와 시민사회의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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