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한국계 천재 수학자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모교 서울대 졸업식에 참석해 "제 대학생활은 잘 포장해도 길 잃음의 연속이었다"고 고백했다.
허 교수는 29일 열린 2022학년도 제76회 후기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축사자로 참석해 "경험하게 될 날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가슴 먹먹하게 부럽기도 하다. 오래 준비한 완성을 축하하고, 새로운 시작을 축하한다"고 말한 뒤 이같이 말했다.
허 교수는 자신의 대학생활에 대해 "똑똑하면서 건강하고 성실하기까지 한 주위 수많은 친구를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은 뭘 하며 살아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 큰 도전, 불확실하고, 불투명하고, 끝은 있지만 잘 보이진 않는 매일의 반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함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허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초등학교부터 한국에서 보냈으며 2002년에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한 뒤 수리과학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여러 수학적 난제들을 증명했으며, 특히 '조합 대수기하'라는 새로운 수학 분야를 연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달 초 국제수학연맹(IMU)으로부터 필즈상을 받았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지난 졸업생까지 초청돼 약 500명의 졸업생이 참석했다. 학사 959명, 석사 1041명, 박사 700명 등 총 2700명이 학위를 받았다. 민주화 운동 당시 사망 등의 사유로 제적돼 졸업하지 못한 7명의 민주화 열사에게도 명예졸업증서가 전달됐다. 허 교수는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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