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 증시가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충격 여파가 아시아 증시로 번졌다. 향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에도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의 연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은 강력한 매파적 메시지를 던졌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기조 유지가 필요하다"라며 "높은 금리와 성장 둔화, 약해진 노동시장 여건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사이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부분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긴축 완화 언급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발언이 제기되면서 미국 증시가 요동쳤다. 지난 26일 미국 금융시장 지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4% 가까이 내리는 등 급락세가 연출됐다.
미 증시 충격 여파는 이내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번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 의장의 강경하고 매파적인 발언에 증시 변동성이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05포인트(2.18%) 내린 2426.89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2417.01까지 내렸지만, 오후부터 하락폭을 소폭 줄이면서 장을 마무리했다. 코스닥 지수는 더 큰 하락폭이 나타나면서 22.57포인트(2.81%) 내린 779.88에 마쳤다.
더불어 이날 중국 시장을 제외한 대부분 동아시아 증시에서 2% 내외 하락세가 연출됐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225) 2.66%, 호주 ASX 지수 1.95%가 각각 내리면서 약세가 이어졌다.
외환시장에서도 충격이 번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거래일 대비 19.1원 오른 1350.4원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4월28일(1356.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금융시장에 타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변동성이 낮게 유지되는 등 지수 등락이 크지 않았던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확인되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라며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진행됐으나 앞으로 그 강도가 약해지거나 방향성이 반대로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하방압력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이후 주식, 코인 등 위험자산 시장에서 연준의 정책 전환, 속도조절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된 것에 대한 되돌림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 증시도 잭슨홀 쇼크를 반영하면서 약세 압력을 받겠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증시에 비해 기대감 반영 정도가 낮았던 만큼 하방 경직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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