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대내외 영향으로 경영 정상화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오랜 기간 부진을 겪었던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중견 완성차 3사가 부활을 노리는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인플에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과정에서의 노사 갈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중견 완성차 3사는 지난해 신차 부재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수입차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으며 협력을 통한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7일 노사가 도출한 2022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중 7172명이 투표에 참여, 이 중 55.8%(4005명)가 잠정합의안에 찬성해 가결됐다. 이로써 한국지엠은 2년 연속 무분규로 노사 간 교섭을 마무리했다.
한국지엠은 노사 합의로 내년 출시할 신차 2개 모델의 생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국지엠은 차세대 CUV 모델을 내년 창원공장에서 본격 생산하며 올 하반기 시범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이후 실적 반등을 이끌지 못했지만 노사 협력과 신차 출시로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임단협 타결로 인기 차종인 XM3 하이브리드의 수출 물량 확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2019년 닛산 로그의 생산 종료 이후 2020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실적 개선의 핵심 제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올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 모델의 국내 시장를 앞두고 있어 생산량 확보는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르노코리아는 XM3 하이브리드 모델에 이어 2024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신차 준비에도 집중할 수 있게됐다. 르노코리아는 르노그룹, 길리홀딩그룹과 함께 하이브리드 합작 모델 프로젝트, '오로라'를 진행 중이다.
임단협 주기를 3년으로 연장한 쌍용차는 올해 노사가 협력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출시와함께 역대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형 SUV 토레스로 'SUV 명가' 자존심 회복에 나서고 있다. 쌍용차가 이를 갈고 만든 토레스는 17년 전 단종된 무쏘 후속 모델로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2000대라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2개월이 지난 현재 계약물량은 6만대를 넘어선다. 토레스는 지금 계약해도 인도까지 최소 10개월이상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다.
쌍용차 노사는 토레스 출고 확대를 위해 여름 휴가 기간에 특근을 진행하기도 했다. 쌍용차 노사는 여름휴가 기간(7월 30일~8월 7일) 중 주말 특근(7월 30일, 8월 6~7일)을 진행했다.
쌍용차는 토레스 흥행을 발판삼아 내년 하반기 토레스 전기차 모델(뉴 100)을 출시 돌풍을 이어갈 방침이다. 여기에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의 출시 시점도 기존 2024년에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의 IRA 시행으로 실적 상승세에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 기아 노사는 임단협 갈등까지 확대되며 우울한 분위기다.
현대차·기아는 IRA 시행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세로 꺾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 테슬라(70%)에 이어 2위(9%)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아이오닉5, 코나EV, 제네시스 GV60, EV6, 니로EV 등 5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모델들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에서 지급하는 7500달러(약 1000만원) 전기차 보조금 지금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미국산 전기차에 비해 판매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기차 판매감소로 미국 환경 규제 대응에 대한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기아는 글로벌 위기속 임단협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만큼 현대차 노사 합의안과 비슷한 수준에 마무리 될것으로 예상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노사간 갈등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아 노사는 지난달 30일 '역대급'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음에도 '퇴직자 신차 할인' 제도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만약 기아 노조가 임단협 갈등으로 파업을 선택할 경우 회사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신차 부재로 판매량과 실적 부진을 겪었던 중견 완성차 3사가 노사 협력과 신차 출시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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