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자신을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저물고 '짠테크'가 떠오르고 있다.
짠테크는 '짜다'와 '제테크'를 합친 신조어로, 구두쇠처럼 아껴 재물을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적 불안감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충동적인 지출을 줄이고 알뜰한 소비를 위해 중고 제품이나 리퍼 상품을 구매하는 MZ세대가 늘고 있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13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40대 직장인 2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짠테크 현황과 파이어족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7%가 '짠테크를 한다'고 답했다. 직장인들이 꼽은 짠테크 방법 1위는 '절약하는 습관 만들기'였다. 복수선택 응답률 61.6%로 가장 높았다.
저축을 위해 아낀 비용(복수응답)으로는 외식비(54.1%), 의복비(52.0%), 음주비(45.5%), 문화생활비(34.8%), 식료품비(34.5%)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 현상과 함께 중고 제품 구매가 늘고 있다. 특히 추석 이후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회사에서 받은 햄이나 기름 등 선물세트를 되파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MZ세대 중에서도 특히 1인가구가 식품 선물세트를 되팔아 현금화하려는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포장을 뜯지도 않은 새 상품을 원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판매자도, 구매자도 서로 윈윈인 셈이다.
신입사원 A(28) 씨는 "지난 명절에 회사에서 받은 샴푸, 보디워시 세트도 아직 다 안썼는데 새로 선물세트를 받게 되어 거래 사이트에 올렸다"며 "1인 가구는 생필품 선물세트나 가공식품 선물세트를 소비기한 내 소진하기가 어렵다보니 되파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관련 e쿠폰 수요도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8월 뷔페·레스토랑·외식 e쿠폰은 전년 동기대비 412% 신장했다.
고물가에 편의점에서 간편 먹거리를 구매해 점심 등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며 편의점교환권도 인기다. 편의점교환권은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했으며,베이커리 e쿠폰은 112% 신장했다.
티몬도 지난 7월 한달동안 뷔페 티켓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도 모바일 상품권 및 쿠폰 거래량이 늘고 있다. 중고나라의 올해 4월부터 6월까지의 모바일 상품권·쿠폰 등록수는 73억원에서 98억원으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저렴한 금액으로 외식을 해결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자사의 모바일 앱을 통해 할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모바일 앱 '나만의 냉장고'를 통해 도시락과 커피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CU와 이마트24도 앱을 통해 도시락, 샐러드, 삼각김밥, 즉석원두커피 등 자주 구입하는 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한다. 구독을 원하는 카테고리의 월 구독료(500~5000원)를 결제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정해진 횟수와 기간만큼 할인받을 수 있다.
또 편의점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나 판매가 부진한 상품을 최대 50~60% 할인 판매하는 마감할인세일도 운영중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편의점 주 고객층인 MZ세대가 짠테크에 관심을 보이는만큼, 이러한 현상을 반영해 현명한 소비를 도울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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