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과 달리 상승했다. 쉽게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의지에 세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증시 비관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8월 CPI는 전월 대비 8.3% 상승해 시장 전망치(8.1%)를 웃돌았다. 더 큰 문제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군을 제외한 근원 CPI다. 8월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6.3% 올라 전월(5.9%)와 시장 전망치(6.0%)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CPI 발표 이후 연준의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00bp 인상(1bp=0.01%p))' 불안감이 커지며, 뉴욕 증시 패닉셀링을 유발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76.37포인트(3.94%) 떨어진 3만1104.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77.72포인트(4.32%) 폭락한 3932.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32.84포인트(5.16%) 폭락한 1만1633.5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6월 11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하루 최대폭 하락세를 보였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코스닥 지수도 1%대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12(1.56%) 내린 2411.42에, 코스닥 지수는 13.86(1.74%) 내린 782.93에 장을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5개월만에 1390원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17.30원(1.26%) 오른 1390.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며, 연준이 긴축을 통해 강제적인 수요 둔화를 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존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였으나, CPI 발표 이후 100bp 금리를 인상하는 '울트라스텝'을 배제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9월 100bp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이 기존 0%에서 이날 오후 기준 38.0%까지 올랐다. 노무라증권도 9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치를 75bp에서 100bp로 공식 변경했다. 만일 연준이 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이는 40년 만에 처음이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8월 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연준이 오는 9월 FOMC에서 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9월 FOMC 금리 결정 및 이후의 인상 강도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FOMC를 앞두고 관련 인사들이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시기에 돌입한 상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면서 이번 CPI 결과에 대한 연준의 평가를 접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노이즈 섞인 100bp 인상과 같은 공격적인 전망들이 FOMC까지 시장에 불확실성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 경기 모멘텀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과 주식시장 하락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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