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종합 방산그룹이 탄생한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으면 '육해공' 전부를 아우르는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시도한지 14년 만에 꿈을 이뤘다. 지난 2008년 한화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인수를 거의 확정지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노조 반발 등으로 결국 포기한 바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서 특수선 부문만 분할해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수조원으로 평가되는 인수가격뿐 아니라 조선업에 대한 우려 등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는 대우조선 분할에 따른 기술 유출 우려와 국가 경쟁력 훼손 등 문제에 공감하고 전체 사업을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주력사업인 방위산업 사업을 육해공 전체로 확대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한화는 최근 방산 부문 사업을 통합하며 역량을 대폭 강화해왔다. 누리호 발사를 성공시키며 주가를 높인 우주항공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7월 K9자주포와 장갑차 등을 생산해온 한화디펜스, 탄약 등을 생산하는 ㈜한화 방산부문을 합병한 것.
대우조선은 군함과 잠수함 등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대에 잠수함 사업을 시작해 최근 KSS-III 도산 안창호함을 생산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 잠수함을 만들어냈고, 1989년 국내최초로 4000톤급 헬기탑재 구축함을 자체 설계한데 이어 1만톤급 구축함 등 수상함 건조 실적도 다수 보유 중이다. 또 30년 이상 독보적인 특수선 건조 노하우도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조선업황 호조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선박 60척, 107억70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인 77억달러를 40% 이상 돌파했다. 올해에도 현재까지 총 86억 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해 올해 수주 목표인 89억 달러의 97%를 채웠다.
한화가 군함 사업까지 품게 되면서 '한국형 록히드 마틴'이라는 목표에도 한걸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방산 특성상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호환되는 제품끼리 패키지 판매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해외 영업에서도 한층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화는 최근 힘을 쏟고 있는 친환경에너지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LNG 활용이 필수적인데, 대우조선은 LNG 해상운용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추후 수소를 운반하는데도 활용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수소 생산과 저장, 충전 등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미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대우조선 인수로 운송과 관련한 숙제를 해결한 셈이다.
유동성 문제는 숙제다. 일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조원 이상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대우조선 인수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보인다.다만 한화가 발표한 투자액만 2026년까지 37조6000억원으로,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해야하는 대우조선을 원활히 운영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조선 노조 반발도 예상된다. 대우조선은 민주노총 소속 강성 노조로 잘 알려져있다. 이미 한화가 2008년 노조 반발로 인수에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 이번에도 '헐값 매각' 논란이 예상되면서 단체 행동에 나설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오는 29일 양일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앞두고 있다.
한편 한화는 최근 지주사 아래로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과 한화갤러리아를 두고 태양광 및 방산과 금융, 유통 등 3개 사업으로 정리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3세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 김동관 부회장마저 한화 지분을 4.44%밖에 보유하지 못해 이를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대우조선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인수되면서 승계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도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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