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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그 시절 집값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과거 대한민국의 부동산시장은 크게 세 번의 하락기를 겪은 바 있다. 바로 1990년대 초반 1기신도시의 시대, IMF 외환위기,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직후다. 건국이래 꾸준히 성장만 해 오던 부동산도 그 세 번의 시기만큼은 전국적인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제6공화국 노태우 정부 시절,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주택 200만 호 건설'이라는 사상 최대의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분당, 일산, 안양, 부천에 30만호의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본격적인 아파트 주거문화의 시대의 기점이 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1991년부터 총 3년간 서울아파트값은 11%가 떨어졌었다. 그 시절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집값의 체감 하락률은 그 이상이었다.

 

그 다음은 IMF 외환위기 시대였다. 1998년 서울 집값이 불과 1년만에 무려 13.2%가 하락했던 짧고도 강력한 충격이었다.

 

세번째 하락기는 가장 최근인 2008년 금융위기 이후였다. 당시 서울 집값이 5년간에 걸쳐서 약 10%정도 떨어졌던, 길고도 지리한 부동산 침체기였다. 특히 강남 일부지역은 고점대비 20% 가량 낮춘 매물만 겨우 팔리는 상황이었고 그중에서도 대치동의 대장주로 불리던 모 아파트는 2007년 11억원에 거래되기도 하였으나 2012년에는 8억원까지 떨어졌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9%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0.17% 떨어지며 4~5개월동안을 내리 하락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시세를 조사한 지 10여년 만에 한주간의 최대 하락폭이다.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는 자이언트 스텝(0.75% 인상)을 3회 연속 단행하고도 추가 인상을 예고하였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 역시 연내 빅스텝(0.5%인상)을 넘어서는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게 되면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도 사실상 7%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우스갯소리로 주담대는 그 집을 떠받치는 기둥라고 한다. 그 금리가 7%까지 오른다면 기둥에 균열이 생긴는 것이다. 만약 지난해 5억원을 연 4% 가량의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빌린 경우 매월 납입금은 약 250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연 7%대로 오르면 원리금으로 갚아나가야 할 돈이 매월 450만원이다. 그리고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의 가구별 월평균 소득은 약 480만원이다. 도대체 30년 뒤의 미래를 어느정도 확신해야만 그 때까지의 소득 대부분을 은행에 갖다 바칠수 있다는 말인가.

 

정부는 최근의 낮은 분양가로 인해 사업이 좌초되고 공급이 미뤄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분양가상한제를 개편했다. 대폭 오른 건축자재비, 인건비 탓도 있겠지만, 이는 사업 자체를 미루느니 일단 부지런히 지어놓고 미분양으로 남기는 편을 택한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지난 7월 3기신도시의 공공택지 사전청약도 이루어졌다. 더불어 서울시는 신축아파트의 건물 간격을 완화하는 건축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더 높게 더 촘촘하게 짓겠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상 4번째의 부동산 하락기가 시작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 내용은 다르지만 과거의 미국발 금융위기와, 1기 신도시 공급폭탄이 묘하게 섞여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본격적인 공급의 시대가 오면 어떻게 될까. 부동산 폭등기에 서둘러서 결정하고 관성적으로 추진되는 그 정책, 그 공급량을 우리는 소화할 수 있을까.

 

정책들이 마냥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아놀드 토인비의 말처럼 역사는 그 자체를 되풀이 한다. 아마도 이번 4번째 하락기는 금융의 문제에 공급량까지 더해진 만큼 과거보다 조금 더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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