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붉은 국가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들려 준 노랫말을 아는가?

군가를 공산국 무관 생각해 바꾼다? 정신차려라
'반동파', '조선혁명', '제국주의' 낭자한데 배려라

문형철 기자 캐리커쳐.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군가는 군의 정신과 전통이 담겨진 노래다. 시대적 합의에 따라 가사 내용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돌연 누군가를 배려한다고 바꿔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니다. 붉은 국가(공산권)들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따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를 담은 국가와 군가를 연주하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했다.

 

그런데 지난 1일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멸공(滅共)’을 ‘승리’로 바꿔 사관생도들에게 부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사관생도들은 군가 ‘멸공의 횃불’을 원안 가사대로 불렀지만 언론사들은 군가의 제목부터 ‘승리의 횃불’로 바꿔 보도했다. 노랫말 자막에서도 멸공은 사라졌다.

 

멸공은 공산주의을 멸한다는 뜻이다.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의 양 축으로 나눠진 냉전시대의 유산임에는 분명하지만, 공산주의의 비민주성에 대한 체제수호라는 측면에서 무조건 구태연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어는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은 적이면서도 적이 아닌 북한이라는 공산체제 국가와 70년 가까이 대치 중인 상황아니던가.

 

미국과 영국은 100년이 넘은 군사적 맹방이다. 그런 미국의 국가와 군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는 1812년 영국과 맞붙은 Fort McHenry 전투에서 영국군의 포격에도 휘날리던 성조기를 의미한다. 영국의 식민지였다 독립한 미국이 영국을 배려해 제목이나 가사를 바꾼 적은 없다.

 

거칠기로 정평이 난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는 본디 군가로 불렸던 곡으로 3절 첫머리 가사는 ‘Quoi ! des cohortes etrangeres Feraient la loi dans nos foyers!’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뭐라! 외국의 개떼들이 우리 고향에서 법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외국의 개떼는 시민혁명에 반하는 이웃의 왕정국가들이다. EU의 일원이며 관용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지만 이웃 스페인 등을 배려해 국가를 개사한 적은 없다.

 

붉은 국가들의 이야기를 서두에 던졌으니 중국과 북한의 군가를 살펴보자. 중국이 주요행사 때마다 연주되는 ‘중국인민해방군군가(인민해방군 행진곡)’에는 ‘직도파반동파소멸건쟁(直到把反動派消滅乾爭)’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반동의 무리를 쓸어버릴 때까지 라는 뜻인데 여기서 반동은 누구를 지칭할까. 이 군가의 작곡가는 북한에서 황해도 선전부장을 지내고 보안간부훈련대대부협주단을 창건한 정율성이다. 그가 만든 곡은 한국전쟁 당시 불법남침한 북한군과 중국인민지원군들이 국군과 유엔군을 공격하며 불렀던 노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군 군악대는 ‘조선인민군가’를 연주했다. “수령님 부르시는 한길로 조선의 혁명을 완수하리라”, “제국주의 침략자 모조리 때려부시자” 등의 가사가 있는 곡이다. 생각을 해보라. ‘반동파’, ‘조선의 혁명’, ‘제국주의 침략자’가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

 

‘대한민국의 안위’라는 무거운 짐을 들처맨 사관생도들에게 공산권 국가에서 온 무관들을 배려하기 위해 군가를 바꿔 부르라고 지시한 장군과 그 윗선의 군수뇌부는 똑똑히 들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의 애완견이 돼 대한민국의 헌법적 정치중립을 망각한 죄,정권이 아닌 시민과 나라를 위한 올바른 국가방위를 등한시한 죄. 논리와 합리성 대신 윗선의 귀와 눈만 즐겁게 한 보고서를 만들고 망측한 지휘를 해 온 당신들이야 말로 멸국의 죄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