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다음달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고 전직원을 상대로 정리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이날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회사 내부 사정으로 다음달 30일 부로 우유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해당 메일에서 푸르밀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 직원들에게는 정리해고도 통보했다. 경영진은 해고 실시 50일 전까지 직원에 통보해야 한다. 푸르밀 관계자는 "생산 시설은 경영진이 향후 상황을 판단해 매각할지 말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대상은 푸르밀 전 직원 약 400명이다.
돌연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메일로 하루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협상 절차도 없었으며 사측은 어떠한 보상 절차나 향후 처우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어려워지자 모든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밖에 안된다"고 토로했다. 또 "유제품 사업을 접겠다 발표하고 직원들에게 해고 통보를 했지만, (법인세 혜택을 고려해)법인은 그대로 존속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며 "일방적인 해고 통보로 인해 임직원들의 반발과 거래처인 낙농가, 화물업체의 반발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르밀은 전국 대리점에도 영업 종료 사실을 알렸으며 이에 따라 푸르밀의 전주, 대구 공장도 다음 달 말까지만 가동된 후 11월 30일부로 전면 제품 생산을 중단한다.
푸르밀은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하는 유업체로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한 뒤 현재 사명으로 바꾸고 독립 행보를 걸어왔다.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남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롯데햄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열 분리했다.
이후 '비피더스' '검은콩우유' 등 대표 제품을 앞세워 2010년대 초까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출산율 감소 등으로 우유 소비가 줄면서 적자가 누적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신준호 회장의 차남 신동환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2세경영 시대를 열었지만, 취임 후 성과는 좋지 못했다. 실제로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로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4억원 등으로 적자 폭이 매년 커졌다.
경쟁사의 경우 식물성 대체유 개발과 성인 단백질 제품 출시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푸르밀은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5월에는 LG생활건강이 음료 사업군 강화 차원에서 푸르밀 인수를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퍼졌지만, 결국 인수는 불발됐다. 이에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사업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와의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해 임직원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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